2004.04.30 21:21

광주지하철 첫 개통

조회 수 71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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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도 지하철이 개통되었다
개통되던 첫날
차비는 공짜란다
정신없이 하루일을 마치고 나서
갑자기 지하철이 타고 싶어졌다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에서 내리면 택시를 타야 하고
그러다 보면 차비가 더 많이 드는데도 타고 싶어졌다
오늘 하루만이니까 ...

의기양양하게 도청앞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로 내려갔다
구내역은 시장통이다
시끌벅적 인산인해다
여고생들이 한다발로 내려오면서 재잘거린다
그 중에 머리에 박히는 말한마디가 있다
‘어 근데 왜 여기는 거지들이 없지’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에 역내를 살펴보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시승하는 곳에 문이 달려 있다
지하철이 도착하니까 그 문이 동시에 열렸다
누가 밑으로 떨어질까봐 설치했는지
아님 자살하는 사람을 막으려고 했는지 문이 달려있다
그 문을 보고 있노라니 어떤 백화점에 들어간다는 기분이다
어쨌든 역내는 시끌벅적하고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드디어 전철이 도착했다
타서 보니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발딛을 곳 없이 꽉차있다
가족단위로 유람하러 온 것처럼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운다
갓난아이까지 대동한 가족들 때문에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전철 안을 울리고 있다
역내의 의자에 앉아 한 가족이 김밥을 까서 먹고 있는 모습을 볼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얼마나 사람이 많든지
몸과 몸이 섞여서 까닥도 할 수가 없다
공짜라면 소도 잡아먹을 사람들인가 보다
내 앞에는 교복입은 여학생들이 왕창 재잘거리고 있는데
중심은 안잡히고 참으로 난감하다
그래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폈다
모두가 나들이 나온 기분으로 열차안에서
마음 껏 기분을 발산하고 있다
도표를 보니 14군데의 역이 있는 것 같다
그 곳만 왓다 갔다 하는 단선 전철이다
지상에서 버스와 택시는 잘 굴러 다니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난다
더 이상 늘어날 것도 없는 인구를 가진 광주에서
지하철이 자신의 수주에 맞는 역할을 다할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완전히 회의적이다
자그마한 도시에서 지하철을 타보는 첫날의 기분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도착지에 와서 출구를 찾아 나서니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시청 방면은 다른 곳인데
시청 방면이라고 쓰여진 출구는 여전히 버티고 있다
하기사 어디든 시청 안 닿을 곳이 있겠는가만은
벌써부터 출구표지라도 잘해야겠다라는 생각도 해보면서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집을 향했다
?
  • ?
    김현주 2004.05.14 10:07
    ㅎㅎㅎ. 광주 지하철표는 동전같이 동그랗던데.. 저 현주(쌍둥이)예요. 잘 지내시죠?
  • ?
    종화 2004.05.14 13:43
    그래도 광주 소식은 잘듣고 있나보구나
    동그란 동전같이 생겨서 참 생경하더라
    처음엔 센서에 대고 들어가고 나올 때는 동전투입구에다 넣더구나
    또 다시 오월이 왔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해 가고 있구나
    세월이 갈수록 어딘가 모르게 생경해 지는 광주의 오월임을 지우기 힘들다
    어디서나 항상 건강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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