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늘 가까운 옥상에 망루 지은 건
땅에서 못다피운 꿈이 사무쳐서였나요
하느님께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으셨나요
내려다본 무심한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나요
2. 시신조차 볼 수 없는 어여쁜 당신
매정한 칼끝에 조각났을 몸뚱아리여
이젠 눈물조차 흘릴 수 없어
핏빛 눈망울로 허공 속 당신을 그린다오
3. 평생 바친 삶이 무참히 도륙당해
당신이 할 수 있었던 고작 망루짓는 일이
그렇게도 나쁜 일이었나요 몹쓸짓이었나요
왜 죽여 왜 이젠 볼 수도 없게 왜 죽여버려
4. 뒤척이다 부릅떠진 눈으로 밤을 새며
굳은 가슴 깊숙히 분노를 새긴다오
그리하여 저들이 가장 서슬푸를 그 때
나의 복수로 야만의 웃음 짓이겨주리오
그리하여 우리가 가장 높이 오늘 그 때
당신의 웃음으로 내 눈물 닦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