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으로 가는 길
설동백
꽃망울이 맻혀
내 가슴을 설레게 할 땐 몰랐지
그 꽃망울 활짝 입을 열어
사내 가슴 대책없이 흔들어 댈 때도 역시 몰랐지
화사하게 입을 열었던 꽃잎들이 져
내 가는 길에 뿌려지고
이내 그 꽃잎 살짝 즈려밟아
행복할 때도 그저 몰랐지
떨어진 꽃잎들이
땅위에 버려지고 썩어져 갈 때
내가 다시
그 꽃 길을 아픔으로 밟아야 한다는 것을
참 어설프게도 몰랐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