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퍼덕 퍼덕 거리는 새
푸른 하는 좋다고
높이높이 날더니
왜 날갤 접었을까
퍼덕 퍼덕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네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새야
못다한 사랑이 못다 이룬 약속이
못다한 청춘이 애달퍼
파랑새는 울어 애으리
못다한 사랑이 못다 이룬 약속이
못다한 청춘이 애달퍼
파랑새는 울어 애으리
* * *
88년 여름이었던가!
물이 가믐으로 고갈되어 갖힌 공간에서 냄새 피우면서 살았던 서울 구치소로부터 얘기를 시작 해야겠다.예고도 없었던 전방자가 내가 살던 사동으로 나타났다.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진 수감생활을 해 나가던 때인지라 전방자가 와도 그저 그렇게 지나쳤어야 할 터인데 그날은 그러지를 못했다 섬짓함으로 유심히 전방자를 쳐다 봐야만 했다.양심수가 전방 온다는 예고를 전혀 듣지 못한 상태에서 그를 맞이 하였기 때문이다.더군다나 빨간 사형수 명찰을 가슴에 달고 온 사람을 봤으니 그가 누구인가 궁금 하기 짝이 없었다.
활짝 개인 낯으로 당당하게 들어 선 예리한 눈빛 사이로 커다란 풍체가 어울어져 일반 사형수가 아님을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그가 바로 내가 만난 최초의 공안 사형수 김성만이라는 사람이다. 두근거리는 조심스러움으로 조작시비의 첫 번째로 꼽히는 구미유학단 사건의 김성만 형님을 첫 대면 했던 것이다.의외로 형님의 수감생활은 역동적이었다.사형수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수감생활은 꿈틀거리는 활동력을 남달리 갖고 계셨다.사형수라는 굴레를 이겨가고자 하는 그 사람의 독특한 생활방식에서 기인한 것이다.나란히 옆방에 자리를 잡고 짧으나마 형님과 함께했던 시간은 활동가로서 성숙해 가는데 많은 고민과 계깃점이 되었음을 부인 할 수 없었다.말과 책으로나 접했음직한 사형의 굴레는 내가 하는일에 대해 목숨을 요구하는 실재로서 다가왔기 때문이다.내가 옆방에 지금 있다고 하면 나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물음으로 부터 시작하여 여러가지 내 자신의 의지를 묻고 결단을 요구하는 시간들을 갖는 청춘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되었다.
사형수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정도로 철저하게 계획된 형님의 생활은 미래에 대한 밝은 낙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한 형님의 생활이 곁에있던 내게 채찍으로 작용하는 동안,서로는 징역 특유의 애정을 하나씩 쌓아 가면서 형님과의 거리를 좁혀 갔다.처음엔 뭘 어찌해야 할 줄도 모르고 형님앞에 서면 매사 조심스럽기만 했던 나의 행동도 시간이 흐르면서 모두 허구로 돌아섰다.
운동시간이면 일분도 아까운듯 뛰고,달리며,건강을 지켜갔고,방에 앉으면 질긴 학습으로 빠져들곤 하시었다.형님에게서 사형수의 그늘을 발견 한다는 것은 극히 불가능에 가까웠다.오랜세월 살붙이고 살았던 동지도 아닌데 설운 이별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던 이별의 순간에서 어려운 조건을 마다하고 후배들의 걱정거리에 진지한 고민을 얹어주는 자상함을 느껴야 했다.
실천하는 양심수의 전형이 되리라는 결의를 되뇌이면서 형님과의 이별을 고하는 전출을 맞았던 것이다.그시절 난 작곡에 관한 습작시절이었기에 갖가지 이론 서적과 함께 골치를 앓고 있으면서도 잊을 수 없는 형님사랑을 노래에 담고 있었다.
사형수들끼리 만남의 시간이 있는 날이면 형님도 나가셔서 동지를 만나고 오시곤 했던 날 중의 하루였다.
"박동지!"
"왜 그러세요 형님"
"내가 지금 나비 한 마리를 짜고 있거든. 박동지 나갈 즈음에 선물하고 싶은데 괜찮겠어? 이번 사형수 모임에 나갔다가 양동화(같은 사건에 연루된 동지)를 만났는데 광주 출신인 박종화라는 동지가 옆방에 있다고 했더니 고향동지가 구치소까지 왔다며 기뻐하더군.박동지에게 전해 달라고 자신이 짠 짚신 한 켤레를 주었는데 그것과 함께 주기로 하지."
"제가 그것을 받을 자격이나 있겠습니까?"
"자격은 무슨자격! 선물이란 것은 주고싶은 사람에게 주면 되는게지."
짚신이나 나비 한 마리가 무슨 재료가 있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예감 하겠지만 구매한 빵의 비닐봉지를 길게 늘이고 다시 꼬아서 조그맣게 짠 것이다.보잘것 없는 것으로 만든 것이라지만 한 인간의 염원이 깃든 선물이라면 그 보다 값진게 어디 있을까?
형님에게서 선물하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고민했다.일센티가 채 안되는 크기로 꼬백히 짜 맞추어 완성한 그 선물을 받기전에 형님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아무것도 없었다.그 안에서 정성을 담을 수 있는 선물은 노래 뿐이었다.그렇다고 유명한 작곡가도 아니고 우리노래 한 곡이라도 만들어 발표한 적도 없는놈이 형님 저는 형님에게 노래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그 날 이 후 집중적으로 형님의 서정을 고민했다.무엇보다 나비처럼 자유로와 지고 싶은 간절한 형님의 뜻을 먼저 새기고 종자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여러날의 갖가지 고민은 결국 단순하게 새나 나비라는 형상으로 돌아오고 말았다.자유로운 하늘의 의미와 걸맞게 '파랑새'를 움켜쥐고 아침이고 밤이고 새 울듯이 울어 댔다.작곡의 시련을 넘어가는 최초의 준령이 되고 말았다.
깊은 밤에 창가로 흘러 나오는 일반 사형수의 '울고 싶어라`라는 한 섞인 노래를 들으며,
서진 룸싸롱 사건의 사형수 고금석씨의 끊기지 않는 새벽 목탁소리를 들으며,
거의 능력이 없는 작곡실력을 총 동원하여 몰두했다.
고민하면 고민 할 수록 가사에 잔소리가 많아지고 선율에 있어서도 짙은 패배주의가 만연해 갔다.어느정도 예감하고 있는이감 날짜는 가까워 오는데 마음만 조급해 진다.
일어서서 한 평 독방을 빙빙 돌기도 하고,
고래고래 악을 써 보기도 하고,
엎치락 뒷치락 끈질긴 가사와 선율 찾기는 계속 되었지만
작곡능력에 견주어 고생 뿐이었다.
고민이 더해 가던 어느날 밤에,
빗 줄기가 후련스럽게 내리치던 밤에,
머리를 내리치는 강렬한 실 오라기 하나를 움켜 잡았다.깊은 밤 빗줄기는 온통 켜진 밝은 써치라이트 아래로 선명하고 암흑의 보위를 받아 더욱 시원스러운 빗소리 속에서 퍼덕이는 한 마리 새를 연상하개 되었던 것이다.
하나를 알게 되면 둘을 알게 되는 것이 쉽다는 듯이 퍼덕이는 새의 연상 그야말로 실마리를 풀어주는 열쇠와도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순식간에 가사 전체의 구도가 잡히고 말았다.모든 잡생각들을 버리고 사형수라는 엄청난 굴레만을 생각하고 파랑새의 퍼덕거리는 날개를 덧씌우니까 극히 자연스러운 전체 구상이 되고 만다.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다 끝낸 것 같은 기쁨으로 슬그머니 창가로 나와 형님을 불러 보았다.잠이 드신 모양이다.
갖은 열정을 다해서 다그쳤지만 만든 노래를 형님에게 가르쳐 드리기는 커녕 채 완성하지도 못하고 급하게 닥친 이감날을 맞고 말았다.형님의 굳은 악수와 입술을 문 나의 분노 사이로 건네지는 짚신 한 켤레와 나비 한마리를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아무말도 못했다.아무것도 줄 수 없는 가슴만 초라했다.반드시 완성해 보겠습니다.속으로의 다짐뿐이었다.
찌그러진 종이박스에 책과 함께 묶여 온 '파랑새'는 여전히 징역을 살았고 갖힘을 뚫고 하나하나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형님의 노래가 되지 못해 버리고 만 파랑새는 나를 따라 징역을 나오고 몇 사람들의 노력과 함께 대중에게 다가가기 시작 했다.하늘 끝과 땅 밑 만큼이나 벌어짐직한 형님과 나의 교감을 노래는 이루어 내지 못한 채로 퍼덕거리기 시작 했다.
형님!
만들땐 저의 사상적 의지로 되었고 완성 해서는 형님의 노래로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만의 노래는 아닌가 봅니다.사랑하는 모든이의 가슴에서 형님과 함께 기억 될듯 합니다.
오년이 지난 지금까지 책상앞에 걸려 있는 짚신 한 켤레와 나비 한 마리를 쳐다 보면서 말할 수 없는 죄스러움으로 형님을 생각합니다.얼굴 못본다고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가슴이 아픔니다.아련히 들려오는 것만 같은 목탁소리에 묻힌 형님의 목소리를 찾아 벅찬 감동으로 달려 가겠습니다.(93년 8월)
퍼덕 퍼덕 거리는 새
푸른 하는 좋다고
높이높이 날더니
왜 날갤 접었을까
퍼덕 퍼덕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네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새야
못다한 사랑이 못다 이룬 약속이
못다한 청춘이 애달퍼
파랑새는 울어 애으리
못다한 사랑이 못다 이룬 약속이
못다한 청춘이 애달퍼
파랑새는 울어 애으리
* * *
88년 여름이었던가!
물이 가믐으로 고갈되어 갖힌 공간에서 냄새 피우면서 살았던 서울 구치소로부터 얘기를 시작 해야겠다.예고도 없었던 전방자가 내가 살던 사동으로 나타났다.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진 수감생활을 해 나가던 때인지라 전방자가 와도 그저 그렇게 지나쳤어야 할 터인데 그날은 그러지를 못했다 섬짓함으로 유심히 전방자를 쳐다 봐야만 했다.양심수가 전방 온다는 예고를 전혀 듣지 못한 상태에서 그를 맞이 하였기 때문이다.더군다나 빨간 사형수 명찰을 가슴에 달고 온 사람을 봤으니 그가 누구인가 궁금 하기 짝이 없었다.
활짝 개인 낯으로 당당하게 들어 선 예리한 눈빛 사이로 커다란 풍체가 어울어져 일반 사형수가 아님을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그가 바로 내가 만난 최초의 공안 사형수 김성만이라는 사람이다. 두근거리는 조심스러움으로 조작시비의 첫 번째로 꼽히는 구미유학단 사건의 김성만 형님을 첫 대면 했던 것이다.의외로 형님의 수감생활은 역동적이었다.사형수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수감생활은 꿈틀거리는 활동력을 남달리 갖고 계셨다.사형수라는 굴레를 이겨가고자 하는 그 사람의 독특한 생활방식에서 기인한 것이다.나란히 옆방에 자리를 잡고 짧으나마 형님과 함께했던 시간은 활동가로서 성숙해 가는데 많은 고민과 계깃점이 되었음을 부인 할 수 없었다.말과 책으로나 접했음직한 사형의 굴레는 내가 하는일에 대해 목숨을 요구하는 실재로서 다가왔기 때문이다.내가 옆방에 지금 있다고 하면 나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물음으로 부터 시작하여 여러가지 내 자신의 의지를 묻고 결단을 요구하는 시간들을 갖는 청춘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되었다.
사형수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정도로 철저하게 계획된 형님의 생활은 미래에 대한 밝은 낙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한 형님의 생활이 곁에있던 내게 채찍으로 작용하는 동안,서로는 징역 특유의 애정을 하나씩 쌓아 가면서 형님과의 거리를 좁혀 갔다.처음엔 뭘 어찌해야 할 줄도 모르고 형님앞에 서면 매사 조심스럽기만 했던 나의 행동도 시간이 흐르면서 모두 허구로 돌아섰다.
운동시간이면 일분도 아까운듯 뛰고,달리며,건강을 지켜갔고,방에 앉으면 질긴 학습으로 빠져들곤 하시었다.형님에게서 사형수의 그늘을 발견 한다는 것은 극히 불가능에 가까웠다.오랜세월 살붙이고 살았던 동지도 아닌데 설운 이별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던 이별의 순간에서 어려운 조건을 마다하고 후배들의 걱정거리에 진지한 고민을 얹어주는 자상함을 느껴야 했다.
실천하는 양심수의 전형이 되리라는 결의를 되뇌이면서 형님과의 이별을 고하는 전출을 맞았던 것이다.그시절 난 작곡에 관한 습작시절이었기에 갖가지 이론 서적과 함께 골치를 앓고 있으면서도 잊을 수 없는 형님사랑을 노래에 담고 있었다.
사형수들끼리 만남의 시간이 있는 날이면 형님도 나가셔서 동지를 만나고 오시곤 했던 날 중의 하루였다.
"박동지!"
"왜 그러세요 형님"
"내가 지금 나비 한 마리를 짜고 있거든. 박동지 나갈 즈음에 선물하고 싶은데 괜찮겠어? 이번 사형수 모임에 나갔다가 양동화(같은 사건에 연루된 동지)를 만났는데 광주 출신인 박종화라는 동지가 옆방에 있다고 했더니 고향동지가 구치소까지 왔다며 기뻐하더군.박동지에게 전해 달라고 자신이 짠 짚신 한 켤레를 주었는데 그것과 함께 주기로 하지."
"제가 그것을 받을 자격이나 있겠습니까?"
"자격은 무슨자격! 선물이란 것은 주고싶은 사람에게 주면 되는게지."
짚신이나 나비 한 마리가 무슨 재료가 있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예감 하겠지만 구매한 빵의 비닐봉지를 길게 늘이고 다시 꼬아서 조그맣게 짠 것이다.보잘것 없는 것으로 만든 것이라지만 한 인간의 염원이 깃든 선물이라면 그 보다 값진게 어디 있을까?
형님에게서 선물하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고민했다.일센티가 채 안되는 크기로 꼬백히 짜 맞추어 완성한 그 선물을 받기전에 형님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아무것도 없었다.그 안에서 정성을 담을 수 있는 선물은 노래 뿐이었다.그렇다고 유명한 작곡가도 아니고 우리노래 한 곡이라도 만들어 발표한 적도 없는놈이 형님 저는 형님에게 노래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그 날 이 후 집중적으로 형님의 서정을 고민했다.무엇보다 나비처럼 자유로와 지고 싶은 간절한 형님의 뜻을 먼저 새기고 종자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여러날의 갖가지 고민은 결국 단순하게 새나 나비라는 형상으로 돌아오고 말았다.자유로운 하늘의 의미와 걸맞게 '파랑새'를 움켜쥐고 아침이고 밤이고 새 울듯이 울어 댔다.작곡의 시련을 넘어가는 최초의 준령이 되고 말았다.
깊은 밤에 창가로 흘러 나오는 일반 사형수의 '울고 싶어라`라는 한 섞인 노래를 들으며,
서진 룸싸롱 사건의 사형수 고금석씨의 끊기지 않는 새벽 목탁소리를 들으며,
거의 능력이 없는 작곡실력을 총 동원하여 몰두했다.
고민하면 고민 할 수록 가사에 잔소리가 많아지고 선율에 있어서도 짙은 패배주의가 만연해 갔다.어느정도 예감하고 있는이감 날짜는 가까워 오는데 마음만 조급해 진다.
일어서서 한 평 독방을 빙빙 돌기도 하고,
고래고래 악을 써 보기도 하고,
엎치락 뒷치락 끈질긴 가사와 선율 찾기는 계속 되었지만
작곡능력에 견주어 고생 뿐이었다.
고민이 더해 가던 어느날 밤에,
빗 줄기가 후련스럽게 내리치던 밤에,
머리를 내리치는 강렬한 실 오라기 하나를 움켜 잡았다.깊은 밤 빗줄기는 온통 켜진 밝은 써치라이트 아래로 선명하고 암흑의 보위를 받아 더욱 시원스러운 빗소리 속에서 퍼덕이는 한 마리 새를 연상하개 되었던 것이다.
하나를 알게 되면 둘을 알게 되는 것이 쉽다는 듯이 퍼덕이는 새의 연상 그야말로 실마리를 풀어주는 열쇠와도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순식간에 가사 전체의 구도가 잡히고 말았다.모든 잡생각들을 버리고 사형수라는 엄청난 굴레만을 생각하고 파랑새의 퍼덕거리는 날개를 덧씌우니까 극히 자연스러운 전체 구상이 되고 만다.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다 끝낸 것 같은 기쁨으로 슬그머니 창가로 나와 형님을 불러 보았다.잠이 드신 모양이다.
갖은 열정을 다해서 다그쳤지만 만든 노래를 형님에게 가르쳐 드리기는 커녕 채 완성하지도 못하고 급하게 닥친 이감날을 맞고 말았다.형님의 굳은 악수와 입술을 문 나의 분노 사이로 건네지는 짚신 한 켤레와 나비 한마리를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아무말도 못했다.아무것도 줄 수 없는 가슴만 초라했다.반드시 완성해 보겠습니다.속으로의 다짐뿐이었다.
찌그러진 종이박스에 책과 함께 묶여 온 '파랑새'는 여전히 징역을 살았고 갖힘을 뚫고 하나하나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형님의 노래가 되지 못해 버리고 만 파랑새는 나를 따라 징역을 나오고 몇 사람들의 노력과 함께 대중에게 다가가기 시작 했다.하늘 끝과 땅 밑 만큼이나 벌어짐직한 형님과 나의 교감을 노래는 이루어 내지 못한 채로 퍼덕거리기 시작 했다.
형님!
만들땐 저의 사상적 의지로 되었고 완성 해서는 형님의 노래로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만의 노래는 아닌가 봅니다.사랑하는 모든이의 가슴에서 형님과 함께 기억 될듯 합니다.
오년이 지난 지금까지 책상앞에 걸려 있는 짚신 한 켤레와 나비 한 마리를 쳐다 보면서 말할 수 없는 죄스러움으로 형님을 생각합니다.얼굴 못본다고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가슴이 아픔니다.아련히 들려오는 것만 같은 목탁소리에 묻힌 형님의 목소리를 찾아 벅찬 감동으로 달려 가겠습니다.(93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