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17 20:03

고속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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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타고 서울 출장을 가는 날
전에 날을 새고 일을 한 탓에 버스에 오르니 잠이 밀려 온다
크게 바쁜 일도 없고  해서 우등이 아닌 일반 버스를 탔다
사실 난 등치가 그리 크지 않아 일반 고속을 타도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한지라 버스비용도 줄일겸 일반고속을 탄 것이다
피곤한 몸을 의자에 누이고자 의자를 약간 뒤로 제끼고 안전 벨트를 했다
근데 뒤에 있던 아주머니가 자신이 발 뻗기 힘들다고 의자를 앞으로 당기라고 한다
아줌마도 의자를 뒤로 약간 제껴서 공간을 확보해 보세요
내가 지금 너무 피곤해서 잠을 자야 하거든요
그랬더니
여기가 당신 안방이요 잠을 자게
갑자기 성질이 나버린다
이런 씨발년이 ...
욕부터 터져 나오는 것이다
욕하는 순간부터 앗차 했지만 어쩌랴  한번 쏟아 버린 것을...
이왕하는 싸움 완전히 좆돼버리라고 무식하게 싸워 버렸다 그 많은 사람들을 두고...
나더러 공중도덕을 모르는 놈이라고 얼마나 떠들어 대든지 ..
하옇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리고 그냥 자버렸다

공중도덕을 잘아는 아줌마
껌은 또 어디서 구했는지 쉼없이 때깍 때각 소리를 내며 씹어댄다
참 고놈의 인생도 졸나 씹힌 인생이었나보다
뺀치를 들고 가서 이빨을 확 다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듣기 싫은 고놈의 때깍소리를 들으며 4시간을 앉아있기엔 너무큰 고역이라 생각된다
어이 아줌마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아줌마
몸파는 갈보들이 길가에서 오빠 오빠 하며 씹어댈 때 나는 고놈의
때깍소리좀 안내면 안되겠소

뭐라고 달려들긴 해야겠고 명분은 없고
안절부절하는 꼴이란 ...
불쌍한 아줌마 오늘은 임자를 잘못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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