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20 21:39

소포를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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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를 싼다
모두들 고향에 내려간다고
부산떨더니 쥐죽은 듯이 고요해진 사무실에서
소포를 싼다

뒤죽박죽으로 들어온
골든앨범 신청자의 명단을 정리하고
전송에 불안한 사람들이
한번씩 더 보낸 메일을 체크를 해놓고
지금부터는 소포를 싼다

명절이 지랄같은 타이밍을 타고 끼어 있어서
앨범은 앨범대로 판매가 끊기고
나는 도착일정을 맞추기 위해 소포를 싼다

집중력있고 전투력이 물씬 풍기는 주문자님들의
설레는 주문신청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한가위날에 사무실에 홀로남아
행복한 소포를 싼다

오늘 날밤을 지새면
내일 성묘나 가야겠다 그리고 한숨자며
명절이 끝나기를 기다려나 볼란다
모든 이들에게 영광이 있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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