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2 15:41

삼일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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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말미에 3일 간의 휴가를 받았다
삼일 동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술이나 마셨다
낮에도 먹고 밤에도 먹고
몸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도 그래도 좋았다
술이라도 마신다는 것은 할 일이 있다는 것 아닌가
혼자서 있었다면 술마실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아침에는 아침에 퇴근 하는 사람과
낮에는 잠시 짬내서 만나는 사람과
밤에는 밤에 퇴근하는 사람과 그렇게 술을 마셨다
나는 종화 그대로 인데
술을 대적하는 사람은 아침으로 낮으로 밤으로 자꾸 바뀌기만 한다
형 나 출근해요 바톤타치 하고 가요
그렇게 바뀌는 사람들을 3일 내내 확인하면서
받고 싶지 않는 휴가를 3일씩이나 받아서 술을 마셨다

다시 출근하고 나서
아무래도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나를 떠나지 않는다
몸도 사리고 뭔가를 해도 계획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들어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적당히 살아가다 보면 뭐라도 있는걸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몰라

하루를 좀 더 알차게 보내는 내가 되기 위한 새로운 전망을 생각하는 시간에
짬을 내서 주절거렸다
200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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