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리의 영원한 벗 신은정을 떠나 보내며
                          박종화

오빠
밝고 환한 모습으로
스스럼 없이 불러 재끼며
전남대 사회대 학생회실을 드나들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의 세월이 흘러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로
그대를 부르며 무릎을 꿇습니다
  
광주의 딸로 태어나

참 된 삶을 위해 
자신의 안락을 만인의 행복으로 만들고자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했던 우리의 누이 앞에
말할 수 없는 아픔으로 무릎을 꿇습니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당신의 20년의 역사가
서럽다 못해 넋나간 인간이 되어
말도 없이 슬픔마저 삼켜 버린 채로
그렇게 죄인마냥 무릎을 꿇습니다

세월은 가고 세상도 변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조국앞에서
한 숨을 쉬며 술에 취해 있을 때도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때론 과감하게
때론 무모하리만큼 덜컹대며 걸어가던
당찬고 당찬 여전사를 그리며
못다한 청춘으로 가슴 떨리게 무릎을 꿇습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란 게 별 것 아니라며
살아온 대로 변치않고 살면 된다고
외려 선배들까지 위로하던
그 화사한 미소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서러워 두 손 모아 무릎을 꿇습니다

전부를 바쳐 살아가야 할 삶에서
자신의 몫만큼은 챙겨두려는 나의 부끄러움이
밀물처럼 다가드는 오늘이 아파서
그대의 열정과 사람 사랑의 위대함이 너무 아파서
이렇게 무릎을 꿇습니다

사랑하는 누이여
그대 앞에 고개숙인 많은 이들이
살아 있는 한 그대를 기억하며
생의 채찍을 가해 갈 것이니
결코 놓고 싶지 않는 이승의 일들이
영혼을 부여잡더라도
시름접고 가소서
그대의 영원한 미소 한 점 뛰우며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켜 주소서

그대 앞에 찢기는 상처로 무릎 꿇은
모든 이들의 가슴에 희망으로 피어날 우리의 누이여
잘 가소서
백 번 천 번 잘 가소서
부디 부디 잘 가소서

?

  1.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2. No Image 08May
    by 종화
    2014/05/08 by 종화
    Views 164 

    팽목항에 가면

  3. 선생님의 바다여

  4. 절벽에도 꽃은 피고

  5. No Image 11Dec
    by 종화
    2012/12/11 by 종화
    Views 340 

    나무가 되리

  6. No Image 30Nov
    by 종화
    2012/11/30 by 종화
    Views 211 

    똑같다

  7. No Image 10Nov
    by 관리자
    2012/11/10 by 관리자
    Views 149 

    우리의 영원한 벗 신은정을 떠나 보내며

  8. No Image 14Oct
    by 종화
    2012/10/14 by 종화
    Views 145 

    강정

  9. No Image 03Jul
    by 종화
    2012/07/03 by 종화
    Views 154 

    노신사는 경거망동 하지 말아야 한다

  10. No Image 06Sep
    by 관리자
    2011/09/06 by 관리자
    Views 318 

    낙관의 괴력

  11. No Image 10Mar
    by 종화
    2011/03/10 by 종화
    Views 295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12. No Image 12Feb
    by 종화
    2011/02/12 by 종화
    Views 391 

    사람들은 모른다

  13. No Image 28Dec
    by 종화
    2010/12/28 by 종화
    Views 223 

    현실

  14. No Image 17Aug
    by 종화
    2010/08/17 by 종화
    Views 297 

    실퍼라

  15. No Image 19May
    by 종화
    2010/05/19 by 종화
    Views 232 

    망월동을 걷는다

  16. No Image 11Nov
    by 종화
    2009/11/11 by 종화
    Views 416 

    젊은이여 분노하라

  17. No Image 17Sep
    by 종화
    2009/09/17 by 종화
    Views 453 

    지금

  18. No Image 24Aug
    by 종화
    2009/08/24 by 종화
    Views 280 

    발끝

  19. No Image 18Aug
    by 종화
    2009/08/18 by 종화
    Views 3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