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9 15:19

망월동을 걷는다

조회 수 1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망월동을 걷는다
            박종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있는 그대로 부서져 버린 오월을 생각하며 망월동을 걷는다
모두 쓰러져 가고 찢기운 깃발만 나부끼던 이 길에서
살아있는 욕된 목숨이 치떨리게 부끄러웠던 오월을 걷는다
삼 십 성상을 넘어오니 깃발마저 간 데 없고
총칼로 짓밟았던 살육의 현장은

국립묘역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해져 버린

어머니의 길 망월동을 걷는다
모두가 애국자이고 모두가 오월의 후예라고 떠들어 대는
무모한 함성만이 하늘을 뒤 덮는 이 오월에
광주는 다시 피가 끓는 채 걷는다
여전히 짓밟히고 피 흘리는 민중의 함성을 들으며
혁명의 도시는 다시 한 번 불타는 적개심을 쟁기질하며 걷는다
총칼 앞에 무릎 꿇었던 이들이 오월을 알겠냐고
그들이 오월을 맞을 준비를 단 한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겠냐고
그들이 도대체 살육의 도시 몸부림의 도시 청춘의 도시
혁명광주를 알기나 하겠냐고 
한 없이 가슴에 외치며 걷는다
항쟁의 칼빈 총소리를 지금도 들으며 걷는다
조국통일의 그 날까지 울리고 또 울리고 있을
오월항쟁 전사의 절규를 들으며 걷는다

광주의 오월은 언제나 끝이 없는 시작으로 걷는다
모든 껍데기들과 맞서 시작이다
항쟁마저 가진 놈들의 장난감이 돼버린 이 오월에도
노래 한 곡마저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오월에도
우리의 땅 망월동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마저 마음대로 부를 수 없는 이 오월에도
차라리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포기하고 싶은 이 오월에도
진실로 광주의 아들임을 포기하고 싶은 이 오월에도
자랑찬 오월전사의 후예임을 미련 없이 던져버리고 싶은 이 오월에도
우리들의 도시 광주는

다시 또다시 시작으로 걷는다
시리도록 푸르른 투혼으로 따스한 오월의 햇살을 씹으며
두 눈 부릅 뜬 원한의 길 망월동을 걷는다

?

  1. No Image 06Sep
    by 종화
    2002/09/06 by 종화
    Views 199 

    우리의 사랑은

  2. No Image 18Mar
    by 종화
    2004/03/18 by 종화
    Views 197 

    촛불이다

  3. No Image 25Jul
    by 박종화
    2002/07/25 by 박종화
    Views 195 

    제2시집 서글픈 고정관념

  4. No Image 03Feb
    by 종화
    2006/02/03 by 종화
    Views 192 

    주고 받는다는 것

  5. No Image 19May
    by 종화
    2010/05/19 by 종화
    Views 191 

    망월동을 걷는다

  6. No Image 05Nov
    by 종화
    2006/11/05 by 종화
    Views 190 

    겨우내 얼어붙은 새날

  7. No Image 24Feb
    by 종화
    2009/02/24 by 종화
    Views 188 

  8. No Image 27Jun
    by 종화
    2006/06/27 by 종화
    Views 188 

    유행의 첨병

  9. No Image 18Aug
    by 종화
    2009/08/18 by 종화
    Views 187 

  10. No Image 25May
    by 종화
    2006/05/25 by 종화
    Views 187 

    함께

  11.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87 

    나의 이유

  12.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85 

    술잔을 들어라

  13.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84 

    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14. No Image 10Mar
    by 종화
    2011/03/10 by 종화
    Views 182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15. No Image 25Jul
    by 박종화
    2002/07/25 by 박종화
    Views 182 

    산문집 사색과 함께 노래와 함께(일부)

  16. No Image 06Sep
    by 종화
    2002/09/06 by 종화
    Views 180 

    깊은밤의 데이트

  17.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79 

    평양 안내원과 조선일보

  18. No Image 14Apr
    by 종화
    2009/04/14 by 종화
    Views 178 

    연재1-자유롭게

  19. No Image 06Sep
    by 종화
    2002/09/06 by 종화
    Views 178 

    뜨거운 세상을 위해서는

  20. No Image 18Sep
    by 종화
    2003/09/18 by 종화
    Views 174 

    어서 오시라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