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9 15:19

망월동을 걷는다

조회 수 1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망월동을 걷는다
            박종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있는 그대로 부서져 버린 오월을 생각하며 망월동을 걷는다
모두 쓰러져 가고 찢기운 깃발만 나부끼던 이 길에서
살아있는 욕된 목숨이 치떨리게 부끄러웠던 오월을 걷는다
삼 십 성상을 넘어오니 깃발마저 간 데 없고
총칼로 짓밟았던 살육의 현장은

국립묘역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해져 버린

어머니의 길 망월동을 걷는다
모두가 애국자이고 모두가 오월의 후예라고 떠들어 대는
무모한 함성만이 하늘을 뒤 덮는 이 오월에
광주는 다시 피가 끓는 채 걷는다
여전히 짓밟히고 피 흘리는 민중의 함성을 들으며
혁명의 도시는 다시 한 번 불타는 적개심을 쟁기질하며 걷는다
총칼 앞에 무릎 꿇었던 이들이 오월을 알겠냐고
그들이 오월을 맞을 준비를 단 한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겠냐고
그들이 도대체 살육의 도시 몸부림의 도시 청춘의 도시
혁명광주를 알기나 하겠냐고 
한 없이 가슴에 외치며 걷는다
항쟁의 칼빈 총소리를 지금도 들으며 걷는다
조국통일의 그 날까지 울리고 또 울리고 있을
오월항쟁 전사의 절규를 들으며 걷는다

광주의 오월은 언제나 끝이 없는 시작으로 걷는다
모든 껍데기들과 맞서 시작이다
항쟁마저 가진 놈들의 장난감이 돼버린 이 오월에도
노래 한 곡마저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오월에도
우리의 땅 망월동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마저 마음대로 부를 수 없는 이 오월에도
차라리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포기하고 싶은 이 오월에도
진실로 광주의 아들임을 포기하고 싶은 이 오월에도
자랑찬 오월전사의 후예임을 미련 없이 던져버리고 싶은 이 오월에도
우리들의 도시 광주는

다시 또다시 시작으로 걷는다
시리도록 푸르른 투혼으로 따스한 오월의 햇살을 씹으며
두 눈 부릅 뜬 원한의 길 망월동을 걷는다

?

  1. No Image 12Feb
    by 종화
    2011/02/12 by 종화
    Views 163 

    사람들은 모른다

  2. No Image 29Jun
    by 종화
    2008/06/29 by 종화
    Views 252 

    비가 온다면

  3. No Image 28Jun
    by 종화
    2008/06/28 by 종화
    Views 240 

    비가 오고 있습니다

  4. No Image 02Dec
    by 종화
    2003/12/02 by 종화
    Views 160 

    범민련의 바다로 오라

  5. No Image 21Nov
    by 종화
    2003/11/21 by 종화
    Views 149 

    범민련의 길

  6. No Image 15May
    by 종화
    2009/05/15 by 종화
    Views 260 

    범민련에 대한 단상

  7. No Image 26Mar
    by 종화
    2006/03/26 by 종화
    Views 290 

    벌써 일 년입니다

  8. No Image 05Jun
    by 종화
    2007/06/05 by 종화
    Views 365 

    백아산 편지

  9. No Image 24Aug
    by 종화
    2009/08/24 by 종화
    Views 203 

    발끝

  10. 받고싶어요

  11.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12. No Image 25Jul
    by 박종화
    2002/07/25 by 박종화
    Views 460 

    바쳐야 한다 92년 시집

  13. No Image 16Jun
    by 종화
    2004/06/16 by 종화
    Views 255 

    무엇이

  14.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06 

    모르고 있다

  15. No Image 10May
    by 종화
    2003/05/10 by 종화
    Views 218 

    망월동을 걷는다

  16. No Image 19May
    by 종화
    2010/05/19 by 종화
    Views 193 

    망월동을 걷는다

  17. No Image 29Jun
    by 종화
    2008/06/29 by 종화
    Views 341 

    말하라고

  18. No Image 18Aug
    by 종화
    2009/08/18 by 종화
    Views 192 

  19. No Image 01Oct
    by 종화
    2002/10/01 by 종화
    Views 184 

    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20. No Image 06Sep
    by 종화
    2002/09/06 by 종화
    Views 178 

    뜨거운 세상을 위해서는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