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8 10:21

비가 오고 있습니다

조회 수 2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비가 오고 있습니다
       박종화(시인 겸 작곡가)

비가 오고 있습니다
젖어버린 민초들의 부싯돌로
어찌 촛불을 밝힐 수가 있겠습니까
횃불을 들어 올릴 때면
총칼을 앞세워
민중의 피를 물대포 삼아
그 횃불 끄곤 했던
암흑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아프고도 아픈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쥐새끼 기어들 듯
스멀스멀 다가오는 미친소에 맞서 있는
순결한 생명의 촛불이라 해도
이 빗 속에서
무슨 수로 밝힐 수 있겠습니까
저러다가 꺼지겠지를 되뇌이며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저들의 간교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괴롭고도 괴로운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이 작은 목소리로 한없이 외친다한들
국민의 주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독재권력과
그 콩고물에 혓바닥을 내미는
비열한 나팔수들이 난무하는 이
광폭의 빗줄기 속에서
무엇을 이용하여
촛불을 밝힐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여
광폭의 비는 이미 내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빗물에 나약한 촛불 앞에서
서성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나로부터 촛불이 되어야합니다
촛불을 든 내가 아니라
내 자신이 촛불이 되어야 합니다
가슴으로 밝히는 촛불이야말로
온 몸으로 실천하는 촛불이야말로
비가 아니라
핵폭탄의 위력일 지라도
꺼지지 않으리니

사랑하는 이여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여
겨레의 운명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이여
그대의 몸으로 일어 선 그 하나의 촛불이
끝끝내 온 광야를 불태우는 날
다시 비는 내릴 것입니다
메마른 농민의 대지를 적시우는
희망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타들어가는 노동의 입술을 축여줄
기쁨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더 이상은 이 아프고도 아픈 불씨로
긴긴 밤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될
축제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

  1. No Image 18Dec
    by 종화
    2006/12/18 by 종화
    Views 288 

    이런 싸가지

  2. No Image 02Sep
    by 종화
    2007/09/02 by 종화
    Views 283 

    너와나 사이에는

  3. No Image 11Nov
    by 종화
    2009/11/11 by 종화
    Views 282 

    젊은이여 분노하라

  4. No Image 21Dec
    by 관리자
    2008/12/21 by 관리자
    Views 281 

    열정

  5. No Image 25May
    by 종화
    2009/05/25 by 종화
    Views 280 

    님은 갔지만 님이 왔습니다

  6. No Image 23Dec
    by 종화
    2004/12/23 by 종화
    Views 274 

    하루

  7. No Image 29May
    by 종화
    2004/05/29 by 종화
    Views 266 

    우리가 당신입니다

  8. No Image 02Sep
    by 종화
    2007/09/02 by 종화
    Views 259 

    각본대로 간다

  9. No Image 11Jun
    by 종화
    2004/06/11 by 종화
    Views 259 

    강지연

  10. No Image 24Oct
    by 종화
    2002/10/24 by 종화
    Views 259 

    날고싶다

  11. No Image 26Mar
    by 종화
    2006/03/26 by 종화
    Views 256 

    벌써 일 년입니다

  12. No Image 16Jun
    by 종화
    2004/06/16 by 종화
    Views 255 

    무엇이

  13. 겨울나무

  14. No Image 29Jun
    by 종화
    2008/06/29 by 종화
    Views 248 

    비가 온다면

  15. No Image 16Jun
    by 종화
    2004/06/16 by 종화
    Views 246 

    나도 무대에 서고 싶다

  16. No Image 25Aug
    by 종화
    2008/08/25 by 종화
    Views 245 

    행복할 수 밖에

  17. No Image 01Jun
    by 종화
    2008/06/01 by 종화
    Views 241 

    이게 무슨 짓인가 <1 과 2 >

  18. No Image 28Jun
    by 종화
    2008/06/28 by 종화
    Views 238 

    비가 오고 있습니다

  19. No Image 18Feb
    by 종화
    2004/02/18 by 종화
    Views 234 

    사랑하는 사람끼리

  20. No Image 04Nov
    by 종화
    2005/11/04 by 종화
    Views 233 

    지금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