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6 16:22

아름다움이여

조회 수 38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름다움이여
       박종화

국민혈세로 자신의 배를 불리다가 다시 돌아 온 놈
당리당략에 허우적거리다가
똥 된장도 구별 못한 놈
사람 갖고 장난친 놈
만 백성의 먹을 것 갖고 장난친 놈
다 감옥에 쳐 넣어도 시원찮은 놈들을
또 빼내는 아름다움이여

개인의 모래알 같은 이익을 위해
국민의 산 같은 이익을 저버리고
모리배들과 단호히 저울질하는
뚝심있고 뱃심있는 수 백 겹의 포장으로 화사한 아름다움이여
모든 이의 아픔을 후벼 팠던 놈들에게
면죄의 면류관을 씌워주는
시리고도 시린
이 세상에서는 극히 볼 수 없는
아무도 알 수 없는 환장할 아름다움이여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막가파식 절도 따라
아무런 이유없이
아무런 조건없이
어떤 비난의 화살을 머금고서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환한 웃음으로
가마솥같은 아량과 은총으로
지옥에나 갈 놈들만 가두어 둔 특별한 감옥
그 감옥 문을 여유롭게 열어주는
지상최고의 아름다움이여
미치도록
아니 미쳐서 울다가 웃다가
치맛자락 너풀너풀 날려대며
이내 고꾸라지고 마는
어지럽고 어지러운
한 마디로 개 좆같은 아름다움이여

아름다움이여
제발
이 땅을 떠나지 말게 하소서
더러워서 더 이상은 못살겠다고
울며 불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한 채
나의 조국을 버리게 하지 말아 주소서
찌지리들의 이 못난 축제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단수 높은 아름다움이여
못된 것만 배우고 못된 것만 닮아가는
그런 아름다움일지라도
제발
나라의 권력 갖고 장난치지는 말아주소서
기울어가는 세모 밑에서
숨죽여 울지도 못하는
가여린 민초들의 끈질긴 삶을
한 번만 어여삐 여기시어
제발 제발
권력을 미끼로 배를 불리는
거지 발싸게들의 기가 막힐 아름다움만은
뼈를 파는 민족의 눈물로 거두어 주소서
?
  • ?
    관리자 2007.12.27 16:32
    특별사면이
    민초를 두 번 죽이고서
    찌지리들을 위한 화려한 축제가 되어버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촛불이다 종화 2008.06.28 289
21 젊은이여 분노하라 종화 2009.11.11 299
20 이 언덕길을 종화 2008.12.07 305
19 아빠의 소원 3 박결 2004.11.04 312
18 나답게 3 종화 2009.01.21 312
17 그대가 곁에 있기에 1 종화 2003.01.13 318
16 당장 멈춰라 종화 2006.11.29 328
15 말하라고 종화 2008.06.29 341
14 가슴 따수운 어버이 전사 류락진 동지를 떠나보내며 종화 2005.04.03 342
13 강지연 종화 2004.06.11 345
12 꽃잎으로 가는 길 종화 2007.04.02 357
11 백아산 편지 종화 2007.06.05 365
10 축하합니다 종화 2007.02.04 379
9 금단의 선 종화 2007.10.04 379
» 아름다움이여 1 종화 2007.12.26 383
7 꿈에 대하여 종화 2008.03.23 391
6 혁명과 청춘 1 종화 2009.01.14 397
5 받고싶어요 3 종화 2002.10.24 398
4 너나 쳐 묵으랑께 종화 2008.05.03 445
3 바쳐야 한다 92년 시집 file 박종화 2002.07.25 46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