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6 14:36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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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2004년 6월15일 인천)
     박종화

지난 시절 남쪽의 대통령은 평양까지 가서 상봉을 하고도
6.15공동선언문에 서로간 정식 국가명칭을 넣어 서명을 하고도
북녘이 반국가 단체라는 규정을 전제로
인간의 양심을 서스름 없이 단죄하는
만인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절대로 놓으려 하지 않는 현실을 두고
무엇이 기쁘랴

북녘의 동포를 손님으로 초청해 놓고
범민련 북측본부의 성원과
해외본부의 성원들이 포함된
동포들을 손님으로 초청해 놓고
이적단체라는 규정을 들어
북도 아닌 남쪽에 사는 사람들을
오로지 범민련 남측본부의 성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동포와의 만남을 불허하고 있는 얼척없는 현실을 두고
무엇이 기쁘랴

칠천만 겨레가 6.15공동선언의 위대성과 생활력에 감복하여
조국통일을 앞당기자고 외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지고 있다 한들
또 하나의 동포인 북녘의 동포들을 적이라 규정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북녘의 실체를
반국가도 아닌 반국가 단체라고 끝까지 우겨대는 오늘을 두고
무엇이 기쁘랴

온 겨레가 서로만나 하나되어 뜀박질로 즐겁고
서로서로 손을 잡고 통일을 맞으러 가자고
목청 껏 노래부르며
가슴 절절히 통일을 구원하고 있는
애국청년들이 눈앞에 있다 한들
범민련남측본부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북녘의 동포와 만나지 못하는 이 땅에서
내게 도대체 기쁨이 무엇이랴

우리는 하나다 라고 외치고 있는 오늘의 이 감격적인 순간도
조국통일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꿈같은 오늘도
의미가 없는 빈껍데기뿐인 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 놈의 눈을 차라리 고챙이로 파버리고 싶은
서럽고도 서러운 이 마음이 있는한
무엇이 기쁨이고
무엇이 희망이고
무엇이 눈앞에 보이는 통일이고
무엇이 진실인 것이냐
무엇이 정녕 통일로 가는 길인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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