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24 23:08

당신의 미소

조회 수 1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당신의 미소
             - 단식 14일째를 보내온 동지에게


스쳐 지나가는 속세의 무심한 세월에도
단 하루를 위해 목숨을 걸고 웃는
얼굴이 있습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순간의 위급함에도
조직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지칠 줄 모르는 정신이 배어나는 미소가 있습니다
14일간의 한겨울 노상 단식에도
얼굴엔 언제나 웃음을 놓아주는 일을 잃지 않습니다
단식을 한번 쯤이라도 해본 사람은
이 순간들이 얼마나 큰 고통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고통은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오장육보에 묻어둔지 오래입니다
온 몸이 이글어질대로 이글어져 버린 채로
병원에로 실려가고도 다시 오늘을 지켜내려
찬바람을 가르며 나타납니다
얼굴엔 행복한 미소를 띄우고 나타납니다
이 길을 걸어온 자만이 지을 수 있는
그런 미소 말입니다
얼어버린 입가에도 있고
후들거리는 다리에도 있고
볼펜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그 손에도 있고
노상의 쭈그림때문에 전신으로 퍼지는
허리의 통증에도 있고
먹은 것이 없어
아무것도 내 놓을 것이 없는
항문에도 그 미소가 있습니다

하루를 이겨가는 그 미소에서
우리는 동지애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나 동지와 함께하는 뜨거운 미소에서
우리는 조직애를 배우고 있습니다
완전한 노숙자의 모습 그대로
땅에서 얼어죽는 한이 있어도
마지막까지 조직과 함께 하겠다는 결의의 미소에서
우리는 분명 혁명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땅이 아름다운 이유를
완전하게 알게 한
당신의 미소는
우리를 아프게도 하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여의도 광장을 환하게 비추이며
동토의 칼바람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습니다
조국의 영광이
당신의 이름을 불러줄 날을 예고하는양
살을 에이게 괴롭히며 부는 바람따라
그 미소를 흘려주고 있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사람들은 모른다 종화 2011.02.12 158
61 비가 온다면 종화 2008.06.29 248
60 비가 오고 있습니다 종화 2008.06.28 238
59 범민련의 바다로 오라 종화 2003.12.02 159
58 범민련의 길 종화 2003.11.21 149
57 범민련에 대한 단상 종화 2009.05.15 231
56 벌써 일 년입니다 종화 2006.03.26 256
55 백아산 편지 종화 2007.06.05 362
54 발끝 종화 2009.08.24 202
53 받고싶어요 3 종화 2002.10.24 391
52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텀블벅 진행중) file [종화] 2022.08.08 65
51 바쳐야 한다 92년 시집 file 박종화 2002.07.25 460
50 무엇이 종화 2004.06.16 255
49 모르고 있다 종화 2002.10.01 106
48 망월동을 걷는다 종화 2003.05.10 218
47 망월동을 걷는다 종화 2010.05.19 190
46 말하라고 종화 2008.06.29 340
45 종화 2009.08.18 185
44 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종화 2002.10.01 184
43 뜨거운 세상을 위해서는 종화 2002.09.06 1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