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1 23:54

어디 소리쳐 보시오

조회 수 3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디 소리쳐 보시오
박종화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수 만명의 환영 시민 앞에서
뜨거운 여름 뙤약볕에 그늘도 없이
아침부터 열 시간 가까이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하늘만 바라보더니 목이 꺾여버린 해바라기 꽃처럼
태양아래 고개를 떨구어 버린 평양시민들 앞에서
이미 시들어버린 꽃다발을 건네주며
조국통일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눈물바다를 헤엄치는
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리쳐 보시오
오전 열시에 도착한다는 사람들이
오후 늦게서야 늑장으로 도착해서
어디 큰소리로 외쳐 보시오
우리는 행사장에 못 가겠다고
남쪽 정부가 당신네들한테 이용당한다고 못 가게 했다고
행사는 그만두고
내일부터 유람이나 하다 갈테니 이해를 하라고
방북단 지도부가 불참각서를 남몰래 쓰고 와서
행사 참석하면 징역 가게되니 어쩔 수가 없다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뻣뻣하게 허리를 곧추세우고
양손에 힘을 가득가득 불어넣으며
소리쳐 보시오
소수 몇 명이 자기들끼리 모여 밀담이나 주고받는 것 말고
우리끼리만 좌담하고
우리끼리만 가네 못가네 티격거리면서
이해할 수도 없는 규칙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말고
분단의 아픔도
이별의 슬픔도
아직은 아무 것도 알 수 있는 나이가 못되는 저
어린 것들이 흘리는 가슴 찢는 눈물들 앞에서
그 잘난 얼굴과 조리있는 입으로
소리쳐 보시오
행사를 공동으로 하자고 와서는
이제야 행사장에 못가겠다고
자신 있으면 어디 한번 큰 소리로 외쳐 보시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 김준배가 있다 종화 2003.09.18 232
41 통일운동가 문재룡선생 1주기추모에.... 종화 2003.08.29 237
40 노래꾼으로 산다는 것은 종화 2003.08.29 305
39 외로운 뜰을 만들었어요 종화 2003.06.24 411
38 망월동을 걷는다 종화 2003.05.10 413
37 그대가 곁에 있기에 1 종화 2003.01.13 403
36 받고싶어요 3 종화 2002.10.24 617
35 날고싶다 종화 2002.10.24 462
34 일미터 사이를 두고 종화 2002.10.01 350
33 평양 안내원과 조선일보 종화 2002.10.01 240
32 창문을 열면 종화 2002.10.01 389
» 어디 소리쳐 보시오 종화 2002.10.01 359
30 눈치보는 사람들의 시는 종화 2002.10.01 232
29 이별이 주는 말 종화 2002.10.01 230
28 나의 이유 종화 2002.10.01 392
27 우리가 왔습니다 종화 2002.10.01 190
26 영원한 아웃사이더의 꿈 종화 2002.10.01 277
25 술잔을 들어라 종화 2002.10.01 401
24 모르고 있다 종화 2002.10.01 144
23 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종화 2002.10.01 4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