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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박종화

만나야 할 사람은 오지 않는다
술취한 이들은 가끔씩 비틀거리고
건너편 편의점 유리창 안으로
컵라면 젓가락질 소리만이
서걱거리고 있다

시끄러운 듯 고요한
깊은 밤거리에서
낯설은 얼굴끼리
밤을 낮삼아 허기진 배를 채우고
몇몇은 어둠에 기댄 채로 비틀거리며
두서없이 귀가를 헤매고
나는 아직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헤일 수 없이 많은 시간들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렸던 순간들은
좀처럼 오지 않는 희망을 위해
참아야함을 강요하고
한송이 붉은 장미를 들고 오는
광야의 여인처럼
길고 긴 시간의 여울목을 지나
새벽을 달려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세뇌시키며 끝없이 강요하고 있다

만나야 할 사람은 여전히 오지 않는다
문을 닫으려는 포장마차
다시 천막을 열어젖히는 순간까지
나는 새벽을 믿으며
또 한번의 좌절을 묻어 두었다
얼어버린 찬손 맨가슴으로
찾아 올 사람을 위해
비맞은 바람으로 휘몰아 오는
여인을 위해
그 한 여인을 위해
쓰디 쓴 소줏잔에 일렁이는 아픔을
침묵으로 닫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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