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6 16:53

기다리는 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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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모심
박종화

- 엄니
해가 서쪽에서 뜰랑 갑소
정부가 평양방문을 허락했다고 허요
평양 좀 갔다와야 쓰겄소
엄니가 먼저 가셔야 쓸것인디 죄송 허구만요
- 오냐
니가 통일 통일 험서
죽자살자 뛰다본께
이런 날도 오는 갑다
정부 모르게 갔다와서
교도소 갔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냐
글고 본께 너는 운이 좋은 것이여
잘 갔다 오그라
여비라도 챙겨주고 싶은디 가진 것이 없으니 어쩐다냐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주시며
아쉬움과 성근 걱정을 못내 감추지 못하시던
엄니 앞에 돌아가기도 전에 징역 먼저 들렀습니다

- 엄니-이
어쩌야 쓰까요-잉
엄니가 서울구치소로 와야 쓰겄소
(평양에서 돌아오자 마자 공항에서 국정원에 연행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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