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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헌신의 사표를 던진 그대에게
- 문재룡 동지를 떠나보내며
박종화


언제 어디서든
동지들과 영원히 함께 하겠다던 그대였기에
누워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해도
어떤 시련이 있어도
조국통일의 전선에서
승리의 베게를 베고 눕겠다던 그대였기에
어서 눈을 떠야 한다고 말을 해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적들과의 싸움에서는
패배하지 않겠다던 그대였기에
당장 일어나야 한다고 말을 해도
목숨마저 통일의 성전에 바쳐서
동지들을 구하겠다던 그대였기에
우리가 부르면 대답을 해야한다고 말을 해도
무너지는 인간의 좌절과 민족의 설움을
그대로부터 배우기 전에
이 모든 반동과 조국분단의 악병을 걷어치우고
당장 일어나 보시라 말을 해도
이대로는 보낼 수 없어
아직은 보낼 수 없어
만인이 당신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있는 오늘
이 한 순간만이라도 일어나 보시라고 말을 해도
그 어떤 호소와 간절함을 담아서 불러도
대답 없는 문재룡 동지여

사랑하는 동지가 떠나감을
이대로 인정해야 하는 가슴 찢는 노여움 앞에서
우리는 그대의 흔적을 잊지 않으리라
아픈 몸을 이끌고도
입술은 군데군데 짓물리고
코밑은 헐리운 채로도
생사의 갈림길도 무릅쓰고
조국의 남단 한라에서부터
통일선봉대장의 책임을 다하고 입성한 평양에서
범민련 삼자협의를 이루어 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초인같은 열정을 발휘하여 실천으로 우리에게 보여준
그대의 필사적인 조직에 대한 헌신을 잊지 않으리라
평양에서 돌아와 징역에서 얻은
조국분단의 더러운 병마 앞에서도
단 한번의 흔들림도 없이
마지막까지 조국통일 전선에서 동지들과 함께 한
조국사랑의 하 높은 경지를 잊지 않으리라
그 누가 되었든 동지들에게는 항상 경어를 썼던
대학 1학년생에게도 언제나 존대를 했던
그 하늘과 같은 겸손을 기억하며 살리라
언제 어디서나 나보다는 동지를 챙기며
밥 한 숫갈이라도 동지가 먹어야 한다며
숫갈을 먼저 들게 했던
그대의 육친적인 동지사랑을 잊지 않으리라
동지의 몸은 조국의 몸이니
제발 몸부터 아끼라는 말부터 시작하여
그대의 흔적이 있는 것이라면 그 무엇도
잊지 않으리라
65년을 하루만큼이나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세월과 싸워 이겼던 그대의 한 생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그대는 우리에게 겸손과 헌신의 사표를 던졌다
탁상머리에서 책을 빌어 잣대를 대고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맞서 실천하여
범민련 정신의 꽃으로 끝내 피워내고 말 그
깃발을 꽂았다
청년정신으로 하루를 살고
신념의 강자로 한 생을 바치고
반미구국의 횃불을 피워 올려야 할 전사의 근본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 그대가 있기에
나보다는 동지를 먼저 챙기고
과업은 미루는 법이 없으며
말보다는 몸으로 실천하고
일분 일초의 조직약속을 거스르지 않았던
그대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기에
슬퍼하지 않으리라
이를 악물고 서러워 하지 않으리라
오늘 만큼은 참을 수 없는 눈물일지라도
결코 반쪽의 조국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리라
오직 통일만이 살길임을 다시 한번 날 세우고
꽃다운 청춘을 바쳐 식민의 청춘을 바쳐
피보다 붉은 그대의 정신을 따라 범민련 전사로 살아가리니
우리 대에 기어이 분열의 장벽을 부수리니
그대처럼 죽음을 넘어 살아가리니
끝내는 백두산 장군봉에 범민련의 깃발을 나부끼리니
그대
범민련의 자랑이여 문재룡 동지여
구천에서나마 우리를 지켜보아 주소서

떠나도 보낼 수 없는 문재룡 동지여
언제 불러도 그리운 이름이여
우리 가슴에 심장으로 맥박치는 살아있는 이름이여
불꽃같은 한 생을 마지막 한 점까지
통일제단에 태워버리고
범민련과 더불어 영생하는 그대가 있는 한
우리도 그대를 따라 가리니
서러워 마시라
차라리 황천도 가시지 마시라
통일의 그날까지 구천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라
통일의 한 길에서 끝까지 싸우며 그대를 따라
따라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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