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4 14:56

왜 그랬을까.

조회 수 90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침 출근 길이었습니다.
늦은 탓에 버스를 타고 갈까 택시를 타고 갈까 주춤주춤 망설이다,
'이 시간 쯤이면 105번 버스가 올즈음인데...' 이런저런 생각에 10m 앞에 두고 105번 버스(나의 행운의 차)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105 버스는 50분 간격으로 1대 오는 차이고, 사무실까지 10분정도 소요됩니다. 다른 버스가 있긴한데, 뱅뱅 돌아가는 탓에 족히 25분에서 35분정도 소요되거든요.

'에라 모르겠다. 택시나 타야지' 하는 찰라에 때마침 총알처럼 제앞에 택시가 서더군요.
택시안에서는 웬지 모를 메케한 냄새가 나구, 춥지만 냄새맡으면서 가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창문을 열었습니다.
아저씨 왈, 2시간 동안 손님 한명도 못 태우다가 제가 탔다나요?
저는 늘상처럼
'아저씨 전남여고 후문이요. 그리구요, 충장중학교 경유해서 가주세요"

"충장중학교요? 왜 그리가요? 산수동으로해서 농장다리쪽으로 가지. 그 쪽이 더 빨라요."
"그래두 충장중학교 쪽으로 가주세요."
"나는 그 쪽으로 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왜 큰길 나두고 그리가나..."

참, 황당하더라구요. 속으로만, '별 아저씨 다 봤네. 손님이 가자면 가면 될 걸 가지구."
종종 택시를 타는 탓에 집에서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란 길은 다 가봤는에, 제가 경유해서 가는 길이 가장 변수도 적구 빠르다는 제 나름의 경험이 있거든요.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한참 가다가 아저씨 말이,
"학생 심리불안증이 있는 것 같네. 차가 멈춰서 있으면(신호대기시) 웬지 불안하고 초조해서 차가 계속 달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지."

어찌나 황당하던지... 그래서 한마디 했지요.
'아저씨, 저보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제가 가는 길 종종 택시를 타봐서 경험으로 그쪽으로 가자는 거에요."

가시방석이 따로 없더군요.
아저씨와 저 사이에 신경전은 도착할 때까지 팽팽히 맞서는 듯 침묵으로 일관되었습니다.

삭막한 분위기를 바꾸려구 말을 붙일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관두었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 분이었는데, 후회도 되더라구요.
행선지만 얘기하고 아저씨 다니는 길로 가시라고 관둘걸 하고 말이지요

죄송한 마음은 끝이 없었지만 통상적인 말루
"감사합니다." 하는 말외에는 할 말이 없더군요.

조심해야 겠습니다. 말 하는 거...
?
  • ?
    종화 2001.11.30 00:00
    조심안해도 됩니다요. 나쁜시끼! [10/24-18:0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file [종화] 2022.08.08 78
공지 창작 30년 기념작 ..사색30 [종화] 2020.09.15 68
공지 새 홈페이지는 계속 바뀌는 중입니다. 박종화 2012.12.06 150
공지 음반과 책들! 관리자 2010.10.26 432
공지 박종화인터뷰기사 - 창작20년 관리자 2007.10.03 6744
175 시디가져갑니다 1 인문 2006.01.16 101
174 어디 손 한 번 들어보시오 관리 2006.01.24 113
173 전화좀 잘 받으쇼! 1 부안댁 2006.01.30 169
172 오랫만에 형님 노래 들어 보았습니다... 1 김태진 2006.01.31 118
171 전에 부탁한 거 언제오나요 1 수현 2006.02.14 110
170 고난의 행군에 실려있는 <지리산>(북소리들어간..) 1 조재호 2006.02.17 156
169 잘 사시는지... 1 윤기 2006.03.09 133
168 맥박 4집음반 사전예약 노래패 맥박 2006.03.30 109
167 형! 제게 좋은 일이 생겼어요 1 설상준 2006.04.03 127
166 갈길은 간다 멘트 궁금 1 장백현 2006.04.15 119
165 도심 속에 일당잡부 1 남규원 2006.04.15 230
164 2006 손현숙 & Stopcrackdown 인권콘서트 민음협 2006.04.26 122
163 『2006 광주오월음악제』참가팀 공모 518 2006.05.01 143
162 박종화 2006년 새앨범 관리 2006.05.21 129
161 악보는 언제 오남유 1 미누 2006.05.25 106
160 부탁드립니다 5 제주 2006.05.29 147
159 단이결이 통일음반 반주음악은 사진창고에... 관리 2006.06.01 117
158 이제서야... 1 박진구 2006.06.25 113
157 어디손한번들어보시오 - 동영상 관리 2006.07.11 127
156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축제 2006.07.27 92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40 Next
/ 40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