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8 10:25

비가 오고 있습니다

조회 수 3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비가 온다면
           박종화(시인 겸 작곡가)

비가 온다면
젖어버린 민초들의 부싯돌로
어찌 촛불을 밝힐 수가 있겠습니까
횃불을 들어 올릴 때면
총칼을 앞세워
민중의 피를 물대포 삼아
그 횃불 끄곤 했던
암흑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아프고도 아픈 비가 온다면 말입니다

비가 온다면
쥐새끼 기어들 듯
스멀스멀 다가오는 미친소에 맞서 있는
순결한 생명의 촛불이라 해도
그 빗 속에서
무슨 수로 밝힐 수 있겠습니까
저러다가 꺼지겠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저들의 간교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괴롭고도 괴로운 비가 온다면 말입니다

비가 온다면
이 작은 목소리로 한없이 외친다한들
국민의 주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독재권력과
그 콩고물에 혓바닥을 내미는
비열한 나팔수들이 난무하는 그
광폭의 빗줄기 속에서
무엇을 이용하여
촛불을 밝힐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겨레의 운명을 사랑하는 이여
광폭의 비는 이미 내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빗물에 나약한 촛불 앞에서
서성일 수는 없을지니
나로부터  불씨를 지피는 촛불이야말로
촛불을 든 내가 아니라
내 자신이 타오르는 촛불이야말로
가슴으로 밝히는 촛불이야말로
온 몸으로 실천하는 촛불이야말로
비가 아니라
핵폭탄의 위력 앞에서도
꺼지지 않으리니

사랑하는 이여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여
겨레의 운명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이여
그대의 몸으로 일어선 그 하나의 촛불이
끝끝내 온 광야를 불태우는 날
다시 비는 내릴 것입니다
메마른 농민의 대지를 적시우는
희망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타들어가는 노동의 입술을 축여줄
기쁨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더 이상은 이 아프고도 아픈 불씨로
긴긴 밤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될
축제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박종화(시인 겸 작곡가)

비가 오고 있습니다
젖어버린 민초들의 부싯돌로
어찌 촛불을 밝힐 수가 있겠습니까
횃불을 들어 올릴 때면
총칼을 앞세워
민중의 피를 물대포 삼아
그 횃불 끄곤 했던
암흑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아프고도 아픈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쥐새끼 기어들 듯
스멀스멀  다가오는 미친소에 맞서 있는
순결한 생명의 촛불이라 해도
이 빗 속에서
무슨 수로 밝힐 수 있겠습니까
저러다가 꺼지겠지를 되뇌이며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저들의 간교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괴롭고도 괴로운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이 작은 목소리로 한없이 외친다한들
국민의 주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독재권력과
그 콩고물에 혓바닥을 내미는
비열한 나팔수들이 난무하는 이
광폭의 빗줄기 속에서
무엇을 이용하여
촛불을 밝힐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여
광폭의 비는 이미 내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빗물에 나약한 촛불 앞에서
서성일 수는 없을지니
나로부터 불씨를 지피는 촛불이야말로
촛불을 든 내가 아니라
내 자신이 타오르는 촛불이야말로
가슴으로 밝히는 촛불이야말로
온 몸으로 실천하는 촛불이야말로
비가 아니라
핵폭탄의 위력일 지라도
꺼지지 않으리니

사랑하는 이여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여
겨레의 운명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이여
그대의 몸으로 일어선  그 하나의 촛불이
끝끝내 온 광야를 불태우는 날
다시 비는 내릴 것입니다
메마른 농민의 대지를 적시우는
희망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타들어가는 노동의 입술을 축여줄
기쁨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더 이상은 이 아프고도 아픈 불씨로
긴긴 밤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될
축제의 비가 되어 내릴 것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file [종화] 2022.08.08 77
공지 창작 30년 기념작 ..사색30 [종화] 2020.09.15 67
공지 새 홈페이지는 계속 바뀌는 중입니다. 박종화 2012.12.06 149
공지 음반과 책들! 관리자 2010.10.26 430
공지 박종화인터뷰기사 - 창작20년 관리자 2007.10.03 6743
695 반갑습니다 박종화 2012.03.14 63
694 금녀님 리턴메일이 오네요 총무 2002.09.23 64
693 세진님 소포 반송왔네요 총무 2002.09.30 64
692 기억하지 못해도... 1 이무기 2002.10.03 64
691 저희들 홈피에 종화형 홈피 주소를 적었습니다. 3 김인식 2002.10.05 64
690 문화전사들의 꿈이 이루어진다 -고구려뮤지컬 '수천' 가극단금강 2003.01.07 64
689 오늘에 애국자와 매국노는 누구? 2 림원섭 2003.07.04 64
688 [re] "노동의 다짐"가사를 알고 싶습니다. 2 청하 2003.07.09 64
687 여명 3 김 양일 2003.09.06 64
686 산은 어둠을 준비한다 김양일 2004.05.09 64
685 옴니버스 콘서트 '소주 한잔' 꽃다지 2004.11.16 64
684 CD 잘 받았네요 1 신여명 2005.03.23 64
683 앨범 잘 듣고 있어요... 1 찬물 2002.11.28 65
682 한번에 술한끼 왠아침 2002.12.07 65
681 잼있네요 오렌지 2003.06.11 65
680 오늘 같은 날에...11 김양일 2004.02.28 65
679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 김양일 2004.03.14 65
678 10월 8일 광주에서 만나요 이승기 2004.09.08 65
677 [re] 수고하셨네여 준우 2004.10.12 65
676 명절 잘 보내십시오 1 성일 2005.02.05 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0 Next
/ 40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