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7 20:17

인사만 하고 가려다

조회 수 78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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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쓰고싶어졌습니다.
밤늦은 시각 맥주집에서
어설픈 대안공간논리에 실랄하게 반박하시는
님들이 생각나서...
마지막까지 배웅해주던
광주미술판 작가님들이 생각나서 ...
광주에서 화순까지 택시를 대절해주던
종화님 이 생각나서...
박종화 밴드소속 드러머란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택시기사님 생각이 나서...
궁시렁궁시렁 적습니다.
소박하게 단장한 종화넷을 찾아
지리산,간다,사랑이죠노래를 들으며
주저리 주저리 쓴다.
홍어애국은 못먹고 왔지만
광주비엔날레,아니 김치축제에 몰린
사람들속에서  진짜 광주문화는
어디에 어떤모습인지
잠시 머뭇머뭇 생각하다가
예라! 올라가자!
차를 몰고 올라오면서
광주엔 아즉 철지났어도 녹지않는  눈꽃들이
많이도 있다는 생각하면서
종화넷은 어떨까하고 생각하다가
정신없이 살다가 깜빡 잊고있다가
오늘 갑자기 여길 들렸습니다.
노래도 듣고 사진도 보고 글도 보고
역시나 철지난 눈무더기를 보는듯 했습니다.
제철이 아닌 눈무더기들은
겉은 먼지와 잡동사니에 찌들어있더라도
아직  그속에 남아있을
하얀 순결의 눈꽃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녹아버리고 말지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노래발이든 글발이든 사진발이든
견뎌내기 하지말고 녹아들기
녹아서 땅에 스며들기
우리잔치도 아닌 남들 잔치차려주느라
허벌나게 비엔날레에 돈 퍼붓지말고  
홍어애국같은 콕쏘고 걸죽한
두고 두고 생각나는 홍어애국같은 노래들려주오.
증오나 적개심으로 부르는 사랑타령  탁탁 털고
허벅지게 신명나는 그런 노래 들려주시라고요....
음악도 노래도 졸라 모르면서 하는 쉰소리같지만
'니가 노래를 아러?'하시면 '아무 할말 업숨다'
입다문 놈보다야 주저리 떠들어 보는게 나을 듯 시퍼...
괜히 썻다 싶은데 지워버리기는 더 아깝네.
이 쓰잘데기 없는 쉰소리 걍 읽어주시고
휙 날려버리소서.
종화넷에 문풍지 바람이 아닌
꽃바람 불날을
두손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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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화 2004.10.28 18:49
    잘 가시었다는 말을 드러머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살냄새 펄펄나는 좋은 글 올려주셨기에 저는 한참동안 가슴이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사실 무엇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못한 생존줄을 잡고 있긴 하지만
    열심히 사는 방법밖에 다른 대안이 있겠어요?
    하시는 일에 많은 성과가 있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뵐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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