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06 13:28

잘 지내지요?

조회 수 11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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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은 구석구석 내려오고
마음은 늘 짐을 챙겨 어디라도 가고싶어
두근반 세근반 벌렁대지만
발은 꽁꽁 묶여 마음처럼 한걸음도 나서지 못하고 있네요

아버지의 병이 점점 심해져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족들의 마음은 늘 조마조마하고
햇살이 따가워도 그것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있어
답답함만 더해지고 있네요

목련이 피었다가 지고
벗꽃이 피었다가 지고
아무리 빨리 피고 후딱 진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병원에서의 시간은
아름답다거나 멋지다는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네요

어피차 한번은 죽는 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려 하지만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그런 것도 위로가 되지 못하고
구멍난 가슴으로 바람만 들고 나고 하네요

평생을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발이 부르트고 손금이 닳아지도록 일속에 묻혀 살아왔는데 부귀영화는 아니더라도 이제 손자들 재롱에 웃음이 넘쳐나야 할 때인데 좀 거시기 하네요

하도 답답해서 하소연이나 한마디 하고 갑니다
오랜만에 들어와 봤는데 여기는 여전히 편안하네요

종화님 건강하고 또 건강하게 지내세요
없이 사는 사람들은 그저 몸뚱이가 재산인지라 건강 말고는 챙기라  할 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네요
?
  • ?
    종화 2004.05.06 16:30
    활짝개인 봄날
    화사한 미소들이 거리를 가득 채워도
    돌아보면 그 미소는수 많은 아픔들의 반란입니다

    근심없는 봄바다 한 가운데서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있는 듯 하지만
    저마다 휘청이는 짐이
    물안개에 가려 보이질 않고
    시리도록 붉은 꽃만이 눈에 들어 옵니다

    장례식장 찾아다니는 일이 일상으로 자리잡는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 생을 민중의 업보로 사시다가 그렇게 떠나들 가십니다
    받아들일 수 밖에요
    현실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우리네 엄니 아베들의 굴절된 삶과 가난이 여전히 우리대에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대까지 말입니다
    이런 현실들을 극복해 가고자 하는 삶이 바로 운동아니던가요
    가까운 곳에 있어 금방 얼굴이나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리 서로 몸 잘 살피고 건강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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