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8 20:01

촛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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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다
      박종화 (시인 겸 작곡가)

불길처럼 타올라야만 한다
온 몸을 맞대고 타올라야 한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타올라야 한다
조국분단 59년 동안에
민중의 한 맺힌 피눈물을 보약으로 마셔가며
독버섯처럼 자라 올라
순결한 이 강토 전역에 번져버린 채
이제는 쓰레기가 되어버린
반동세력과의 결전에서
민중은 사막에 묻힌 한 알의 불씨를 넘어
마지막까지 타올라야 한다

꺼져도 다시 살아 타올라야 한다
차가운 바람이 시련이더라도
그 바람 불기를 기원하며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숭고한 불씨가 되어
펑펑 울면서라도 타올라야 한다
모든 것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어
그 놈이 그 놈이다 한들
이 나라를 송두리째 말아먹고 있는
진짜 날강도들의 권력에
더 이상은 무릎을 꿇지 말아야 한다
숨죽인 채 무능력자가 되어
조국의 역사가 거꾸로 내달리는 모습을 쳐다보느니
모두가 광화문으로 나서서
그냥 선 채로 죽더라도 타올라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타올라야 한다
중단없이 타올라야 한다
순간의 방심도 없이 타올라야 한다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고도
지금까지 떵떵거리며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로부터
순간의 이익에 아부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들까지
완전히 사루어 버려야 한다

하나가 되어 타올라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걸고
어떤 반목도 경계하면서
오직 한 뜻으로 타올라야 한다
탄핵 앞에서 국민이 무기력 해 지던 날
꺼이꺼이 울었던 분노로
어떻게 만들어 놓은 세상인데 이럴 수 있느냐며
서럽게 울었던 복수의 칼로
질기고도 질기게 타올라야 한다

타올라야 한다
힘으로 타올라야 한다
실바람에도 나풀거리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민중의 힘으로 타올라야 한다
이 것이 바로 촛불이다
동토의 땅을 비집고 얼굴을 들어내는
봄새싹 같은 희망의 불길로 타오르고 있는 촛불이다
나라를 송두리 채 도둑질 하려는 날강도들 앞에서
포효하는 사자가 되어 민족의 운명을 지키고 있는
이 것이 바로 촛불이다
너희를 완전히 심판하고 말
꺼질 수 없는 역사의 촛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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