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5 13:36

울지마라 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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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섬이여

詩/김양일

내 안에 숨 쉬던 섬 하나
차 오르는 물살에 숨 막혀
허우적 되는 3월

겨우내 숨 죽이던 새싹
꿈틀거리며 얼은 땅 비집으니

온 하늘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온 하늘 반역의 색으로 물 들었다.
온 하늘이 울고 땅이 꿈틀거린다.

양복 입은 저들 짐승보다 못한
간악한 음모가 깊어 지는 밤

숨죽이던 새싹들은 일어난다
손에 손 맞잡고 가녀린 불 꽃 피우며
봄을 돌려달라 한다.

백 년만의 폭설로 울고 있는
민초들은 보이지않는가

엄동설한 허덕이다 지쳐 죽어가는
민초들은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백추대낮에 자행된
짐승보다 못한 양복 입은 쿠데타라니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대통령 탄핵이라니

아~~

아버지 없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역사 속에 남을 최후의 비극이 연출되었다

울지마라, 울지마라

이미 더러워진 몸 씨기고
새로운 몸으로 태어날 것이니
스러져간 영혼의 달램으로 일어날 것이니

울지마라 섬이여
울지마라 산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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