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풍경

겨울풍경

단식 13일째
이라크 파병 결사반대
육순 칠순의 애국자들의 목숨 건 단식으로
시멘트 바닥에 앉아 추위와 맞서고 있는
12월 23일 오후 5시 국회앞

건너편을 정면으로 응시하면
딴나라 당사가 보인다
그 건물을 올려 보노라니
정치놀음판에서 밀려날 것 같으면
단식을 한다고
곰국이나 쳐 마셔가며
따땃한 방구석에서 지랄을 떠는
허접쓰레기같은 놈들이 생각난다

건물 왼쪽으로는 긴 프랑카드 하나 걸려있다
KBS 수신료 강제통합징수 국민은 거부한다
라고 쓰인 프랑카드 하나가 길게 널부러져 있다
그 프랑카드를 보노라니
미선이와 효순이문제 파병문제 농산물개방문제 등등
그 어느 것 하나 관심도 없는 놈들이
방송이 자기편 안들어 줬다고
국민을 볼모로 통합징수를 거부한다고
지랄을 떠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불현듯 모조리 불질러 버리고 싶은 욕망이
한겨울의 가슴팍을 후벼판다

건물 오른쪽으로도 긴 프랑카드 하나 걸려있다
딴나라당은 경제살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라고 적힌 프랑카드 하나가 길게 널부러져 있다
그 프랑카드 보노라니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다
국민세금이나 차떼기로 도둑질해 쳐먹는
거지발싸게 같은 놈들이
아무도 모르게 야밤에 기어다니며
세금 도둑질이나 일삼는 쥐새끼같은 새끼들이
뭣이라고야
경제살리기에 온힘을 쏟아야
그것도 현재형으로 쏟고 있어야
뭣이라고야
측근비리 국민특검으로 밝히라고야
차라리 개종자들 특검으로
니기들 양심에서 기생하는
돈벌거지들이나 물어뜯게 해라
이 얼척없는 자식들아
이 좆대강이들아
에라 이 도둑놈들아

화를 진정시키고 옆을 돌아보니
국민행동이 주최하는 파병반대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한 켠에서는 오직 나라의 미래만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듯이 지나가고
국회쪽에서 흘러나오는 선무방송은
불법집회임을 명심하라고 은근히 겁을 주고있고
이 삼백명 정도밖에 안되는 참가자들을 막기위해
경찰버스는 온통사방으로 집회장소를 둘러싸고
단식농성장앞 포크레인은 여전히 괭음을 내고 있고
맵짠 바람은 정처없이 불어대고 ...

참 좋은 풍경이다
최고의 위용을 자랑한다는 국회앞 풍경이다
기가 막힌 겨울풍경이다
그래
우리나라 좋은나라다
에라 씨발 좋은나라다
눈물나게 좋은나라
좆대강이 나라 만세다 !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