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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듣는 수필
11월 'BOOK & SONG' 콘서트

*때 : 2003년 11월 24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곳 : 한양대학교 동문회관 소극장


나와 같이 징역살이를 한 노인 목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내가 받은 충격은 잊을 수 없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가 판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거꾸로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서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 신영복님의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이제 몇장 남지 않은 은행잎들 마저 지고 나면 짧았던 가을도 끝나고 긴긴 겨울을 만나게 되겠지요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없어 푸르던 잎새 붉게 물들고 붉게 물들었던 잎새도 푸른 하늘만 남기고 어디론가 져버렸습니다
포근했던 가을 날씨탓에 쌀쌀한 늦가을 날씨가 아직은 낯선 11월
흘러가는 가을날을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고 오는 겨울을 든든히 맞고 싶은 모든분들을
아름다운 글과 감미로운 음악의 향기가 배어나는 'BOOK & SONG' 콘서트에 초대합니다

11월의 'BOOK & SONG' 콘서트는 감옥으로부터의 길어올린 사색의 힘으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시는 신영복 님과 함께 합니다
개혁과 파병, 노동자들의 죽음과 대선자금 수사라는 시대의 격변속에서 갈길을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때 BOOK & SONG 콘서트는 자신을 잃지 않고 이웃들과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소중한 말들과 노래를 나누고 싶습니다

시인 김갑수님의 다정다감한 안내를 따라 가는 나눔길에 동행하세요
건강한 삶의 목소리를 노래하는 노래모임 '햇빛세상'과
진지하고 색다른 노래로 희망을 나누는 가수 전경옥님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 함께 걷는 길
그 길에는 아직 희망과 믿음, 내일과 꿈, 나눔과 섬김 같은 소중한 것들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맑은 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꼭 함께 하세요
고맙습니다


* 문 의 : 한국민족음악인협회(02-742-8031)

* 예 매 : 티켓링크(1588-7890, http://www.ticketlink.co.kr)

* 티 켓 : 예매 17,000원 / 현매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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