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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91년 목이 쉬어라 불러대던 "투쟁의 한길로"
이젠 인터넷으로 듣는다.
눈물도 나려하고 웃음도 나려한다.

어찌어찌 박종화님의 음반 발매 소식을 접하고
홈에 접속하여 바로 구입하였다.
내 손에 날아온 박종화님의 음반 !

아... 박종화가 누구였던가 !
그의 그 불법(?) 테이프 몇개로 동료들과 후배들을 맛이가게 만든 그 장본인이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내 친구 녀석은 맨날 "분노는 계속된다!" 고 외치며 가투를 다니다가 빵에까지 다녀왔으며, 후배녀석들은 맨날 술쳐먹고 "술마시고 싶을땐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지랄지랄 떨어왔다.
물론 맛이 간건 그들만이 아니라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악에 관심이 많던 내게 그의 곡들은 소중한 연주꺼리였다.
그러한 박. 종. 화가 싸이버(싸이비 아님)에 떴다. 오~~~!

단박에 그의 음반 포장을 열어버렸다.
흘러나오는 그 곡들.
아... 그러나
난 박종화의 현재와 미래를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다.
난 그저 박종화의 과거. 그 치열했던 그 과거만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저 그 사실을 난 모르고 있었을 뿐.

"꽃잎처럼 지는 것을 슬퍼하진 말거라"
나의 눈물을 뽑아내던 이 곡이 내 눈물을 뽑지 못하였다.
언제나 힘과 가슴 절절함을 주었던 "투쟁의 한길로"는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지 못하였다. 그렇다.
스튜디오에서 정성들여 녹음한 곡들은 어렵사리 골방에서 녹음했던 그 때 그 곡들이 아니었다.
또한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하던 듣는이 역시 이젠 컴퓨터 앞에 앉아 생계를 걱정하는 한 아이의 가장으로 무덤덤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결국 그 때 그 곡이 아니었고, 그 때 그 시절의 내가 아니었다.

음반을 씨디꽂이에 모셔둔지 일년.
오랫만에 다시 들어보았다.
곡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종화의 과거만을 기대하던 나를 버리자
박종화의 현재와 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래 모든 것은 변화 발전하는 것을...!
박종화의 곡이라고 머물러 있으란 법이 없지.

2003년 10월 대구에서 서장우
(박종화님의 절절한 곡들을 듣게 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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