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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 나를 자유케 하리라"   2003-09-25  
  비전향장기수 소재 영화 `선택` 시사회



최양현진 통신원(tongil@tongilnews.com)


`선택`은 가질 수 있는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지 벌써 33년이 흘렀다. 또한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5년.
나름대로 이 땅의 통일과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여기저기 정신없이 쫓아다니며 살아왔다.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어떻게 내 삶을 살아갈 것인가 수 없는 고민을 해왔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 순간, 그리고 그 분들을 만나는 순간, 내가 살아온 삶은 아직 시작에 불과함을 깨달았다. 영화가 끝나고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 남몰래 눈물을 닦으며 나의 부끄러움을 삭혀야 했다.

영화 `선택`은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장기수 선생님들의 삶을 비춰주고 종국에는 우리 삶과 현재 내 삶의 모습을 되뇌이게 한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일깨우고 있다.

비전향 장기수.
암혹한 70년대 이 땅의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우리는 그분들의 존재조차 알 수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80년 민주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이 땅에 `통일`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시는 우리들의 삶의 지표가 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90년대를 지나면서 그분들의 삶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만나면서 `통일`의 큰 희망을 자리매김해 갔다.

2000년 6.15공동선언으로 63분의 선생님들이 북으로 가시면서 그나마 그분들에게 우리의 역사가 지워준 죄를 조금이나마 갚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2003년 우리는 `선택`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그분들이 못다하신 말을 우리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작년의 일이었다. 전대협동우회 송년의 밤에서 김중기 선배를 만나고 그 자리에서 김중기 선배가 김선명 선생님의 삶을 다룬 `선택`이라는 영화를 찍었고 조만간 개봉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그러나 영화의 개봉은 수많은 허리우드 영화와 상업적인 한국영화의 그늘 속에서 개봉관을 찾지 못하고 극장 간판에 걸릴 날을 기다리며 차일피일 미루어져 온 것이다.

그리고 올 여름 모 방송국의 다큐멘타리에서 이 영화를 만든 홍기선 감독과 김중기 배우를 따라 영화 `선택`을 통한 장기수 선생님들의 삶을 다루어줬고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선택`을 다시금 내 머릿속에 각인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봐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시사회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극장으로 향했던 것이다.

24일 오후 7시 민화협 청년위원회가 서울 종로 허리우드극장에서 주최한 시사회의 개봉시간이 다 되어 찾아간 입구 한쪽에 통일광장에서 찾아오신 여러 선생님들께서 자리를 잡고 계셨다. 항상 뵙지는 못해도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잡고 계신 분들. 권낙기 선생님, 임방규 선생님, 안학섭 선생님...

늦게 간 자리였지만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극장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또 한쪽에 홍기선 감독과 김중기 선배가 자리하고 있기에 인사를 드리고 급하게 영화관 안으로 입장하였다.

영화는 볼테르의 말을 첫 자막으로 하여 시작한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누가 당신의 사상을 억압한다면 기꺼이 당신의 편에서 맞서 싸우겠다."

이어 해방된 한반도와 분단의 38선을 스틸사진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김선명 선생님의 체포와 재판을 선생님의 이감장면을 통하여 압축된 화면으로 그려, 그분의 초반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대부분은 70년대 7.4남북공동성명과 유신이라는 희망과 거짓의 상반된 시대적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는 선생님들의 삶을 비춰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선생님(김중기 분)께서 출소를 하시는 장면에서 실제 김선명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교차되면서 어느새 선생님보다 더 작아지신 노모와의 상봉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처음 이 땅의 분단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중간중간 선생님들의 고난찬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비추어 눈물을 흘려야 했고, 마지막 선생님의 승리의 모습에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에서 원칙적이고 강인한 모습으로 나오셨던 안학섭 선생님을 찾아뵈고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을 뵙고 잡은 손 놓지 못하고 그저 아무 말없이...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했다.

"20년만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게 정말 큰일이야. 빨리 북에 계신 선생님들과 이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별말씀 없으시지만 선생님의 안경너머 얼굴 속에서 통일의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한 영화 `선택`을 통해 가슴에 담을 조그만 통일의 희망을 찾아 나서보길 권한다.


영화 <선택> 홈페이지 http://www.45ye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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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라 2003.10.17 14:55
    '선택'의 광주시사회가 21일 밤7시 광주극장에서 있더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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