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민중의 소리 블러그에서 퍼왔습니다.  
다 읽고 댓글이 너무 통쾌해서리.... 사실 고등학교때 서강대 다니는 사람을 쪼깨 사귄적이 있거든요...나중에 재수없이 세상과 영합하는 돌변자세를 취하길래 제가 차버렸습니다. 잘했죠?

박홍에 관한 기억.... 조회수 : 65  

토요일에 학교에 부랴부랴 가서는 [한국철학자대회] 논문집을 샀습니다. 거금 2만원이나 주고. 으음... 며칠간은 아껴가며 살아야될 것 같습니다만 하여간 기분은 좋습니다. 한국의 철학자들이 처음으로 '민족'이란 담론에 대해 학문적 토론을 한 것이니 여러가지로 가치도 있는 책입니다. 조금(?)! 어려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열심히 읽고 있는 중입니다.

하여간 철학자대회의 내용과 하등 상관없이... 라기보다는 변죽으로 상관있는... 박홍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려 봅니다. 송두율 교수의 어깨를 걸고.. '사랑해 당신을'이란 노래를 불렀다는, 엽기스러워서 너무나 박홍스러운 행위를 신문기사로 보며...

서강에서, 특히나 90년 중후반을 서강에서 보낸 사람치고 박홍이라는 인물에 맺힌 한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흐흑.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그 서리서리 맺힌 한은 뒤로 밀어놓는다 쳐도, 이 인간은 졸업한 이후에도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이 인간이 서강대학교 총장을 하겠다고 출마를 했었습니다. 세상이 거꾸로 도는게죠.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 당연히 거품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왁자왁자 하게 움직여서, 하여간 총장 선거에서는 똑! 떨어졌습니다. 뭐, 그래도 세상이 거꾸로 돌아 올해 서강의 이사장이 되어버렸습니다만...

하여간, 그 구구한 사연은 제쳐놓고, 총장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후보신부 소견발표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유세 비슷한거죠. 어찌저찌하여 그 유세장에 들어갔더랬습니다. 그리고 뭔 말을 하나 유심히 들었죠. 박홍의 유세가 끝나고 모 교수가 질문을 했습니다.

"옛날에 총장하실때 주사파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총장 되시믄 또 하실거냐"

좌중 웃음~~ (뭐, 질문한 교수도 사실 맘에 안들었습니다. 주사파 발언으로 유명한 그 94년에 학생처장이었던 인물이었습니다. 초록이 동색인거 다 아는데, 짜고 친거 아냐? -_- +)

"안 합니다. 호열자도 호열자가 유행할때 호열자 조심해라 하지.. 어쩌구 저쩌구.... 아직도 한총련은 그 지도 사상이 주체사상입니다. 생활도, 학문도, 투쟁도 주체사상 따라서... 궁시렁 궁시렁... 얼마전에 '경북대 총학생회장'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저 한총련 탈퇴할겁니다.... 떠벌떠벌..."

-_-;;;

아니 저 말이 주사파 발언 아니면 뭐야. 줸장. 이렇게 흥분한 뒤에, 다시 생각해 보니.. 뭐시라? 경북대 총학생회장이 한총련 탈퇴할거라 전화를 했다고? 박홍 당신한테? 커헉~!

당시에 경북대 총학생회장은 한총련 의장 선거에 출마하겠노라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유세'가 있던 바로 무렵 경북대는 4천의 학생총회를 성사시켰었지요. 경북대 총학생회장이 바빠 죽겠는데 뭐할라고 박홍한테 전화를 합니까? 그것도.. 저런 내용으로... 혹시나 해서.. 녹음된 테입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경!북!대!가 맞더군요.

화가 나는게 아니라.. 귀찮음..을 느꼈습니다. 뭐.. 이렇게 어이없는 일로 사람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은 것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얘기를 해도 좀.. 확인하고 하면 안되나.. 하고 많은 대학중 하필 경북대....

고민하다가 경북대 총학생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법! 확인은 해야지!


따르릉~ 따르릉~

경북대 : 여보세요

나 : 여보세요

경북대 : 네...

나 : 아..네... 저기요.. 저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인데요. 무엇좀 여쭤보려고요.

경북대 : 네?... 네...(얼마나 뜬금 없었을까.. ㅡㅡ;)

나 : 저기요. 저희 학교 총장 선거를 하는데요. 박홍이라는 사람이 후보로 또 나왔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고 말을 했대요.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확인하려구요.

경북대 : ...... 네?(얼마나 어이없었을까.... ㅜ.ㅡ)

나 : ......(무슨 말을 더하리오.. )

경북대 : 저기... 그런...일... 없는데요.

나 : 네.. 그러니까..경북대 총학생회장님이 박홍한테 전화한 일도 없고, 한총련 탈퇴한다고 말한 적도 없으신거죠?

경북대 : ...저기.... 제가 총학생회장인데요....

나 : (헉!).....(이 일을 어째..이 일을 어째...미안해서 어째.. ㅜ.ㅜ)

경북대 총학생회장 : .......

나 : ...........

경북대 총학생회장 : 저는요, 박홍이라는 사람 알지도 못하구요. 전화한 적도 없구요. 한총련 탈퇴할 생각도 없고, 작년부터 한총련 대의원 혐의로 수배중인데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하고 분했을까요...)

나 : .... 아...네...(한숨.. 포옥..)

경북대 총학생회장 : ......

나 : 네.. 저기.. 죄송.... 합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 ....

나 : .... 잘 알겠습니다..... 수고하시구요.. 안녕히계세요.

경북대 총학생회장 : .... 아..네....네....


전화기 내려놓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한참을 엎드려 있었습니다.

아무런 근거 없는 거짓말... 그럴 줄 알고 있었지만, 역시 박홍....

다시 아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러저러 하고, 확인 거쳤으니 오마이에 기사 한개 얼렁 쓰라고. 그리고 없는 기운 짜내서 대자보 썼습니다. 작년 봄에는 황사가 참 심했었는데, 그 황사 바람 마셔가며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일요일이었습니다. 졸업 후였던지라, 일요일에 모여서 사실 확인하고 대자보 쓰고 붙이고 한 것이었습니다.

일요일, 황사바람, 졸업한 처지.. 박홍.... 이런것들이 한데 뭉뚱그려져서 짜증이 솟구치더군요. 워낙에 어이가 없는지라.. 화도 안나고... 그냥 짜증만.. '아유~~~ 세상에 뭐 이런X가 다 있어~?!!!!'

.....

이틀 후엔가, 이사회가 열리고, 박홍이 총장 선출에서 떨어졌습니다.

우리끼리 모여서 '축하연(?!)'을 벌였습니다. 오마이에 기사썼던 후배놈도 왔습니다. 사실 확인차 또 경북대에 전화했었는데, 경북대 총학생회가 발칵 뒤집혀 있더랍니다. 저와 비슷한 통화를 했는데... 서강대 졸업한 선배님이냐구,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냐구 물어봤다더군요. 명예회손 소송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서 그냥 한 대 때려주자니 그것도 우습고.. 그냥 허허 웃고, 미안하다고 했답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쩝....

박홍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세상사는게 심심치는 않습니다. 혹시나 서강땅에서 운동을 배운 사람들의 뜨거웠던 가슴이 식을까 하여 가끔 한번씩 사고를 쳐 주거든요.

출국하면 공항서 괜히 오기도 부려보고, 교황님이 전쟁 반대한다는데 시청앞 광장에 나가서 파병 찬성 시위도 참석해주고, 송두율 교수 어깨 걸고 '사랑해 당신을~'도 불러주고.

어이 없는 인간..

어이가 없어도, 뭐 좀 일관되게 없어야, 일관되게 반응을 해주지.

정말.. 대책없이 어이없는 인간.....

쩝...




2003년 10월 13일 17:16:07 ㅣ k2000615 (海鳴)

쪽글보기(5)  

건방진꼬마     2003-10-13 17:49:12    
서강만 치를 떠는 게 아니랍니다. ^^
저도 박홍에 대한 씻을 수 없는 기억이 있습죠.
94년 주사파 발언이 한창일때 저는 동아리에서 학습모꼬지를 갔었죠. 제가 집에 없을때 한창 박홍이 한 말들이 이런거였습죠.
"한총련은 주사파, 주사파 학습장소는 대성리, 어쩌구저쩌구.."
그 기간에 전 대성리.. 박홍은 기자회견.. 울엄마는 그걸 봤더랬죠.

모꼬지 끝나고 가방을 끌르고 목욕하러 갔다가 나오니, 이상하게도 심상찮던 기운이 흐르던 터라 설마했는데, 내 가방은 엄마한테 압수수색을 당하고.. 그당시 가방에서 나온 책은 다현사, 통일이렇게합시다. 전태일평전 같은 새내기 학습책들..
흐흑.. 그런책들로 전 집안에서 주사파가 되었고, 잘나가던 1학년 중반에 데모꾼으로 단단히 걸려서 집안에 매이는 신세가.. ㅜㅜ..

으흐흐 바꽁.. 건꼬가 대학생활 내내 저주했던 인물..
으흐흐흐흑...

뚱땡구리     2003-10-13 19:06:24    
난 이눔 땜에 일주일 단식했다.떡조는 병원 갔다.씨불씨불~  
海鳴     2003-10-13 22:05:41    
기억나오. 일주일 단식과 쓰러져 실려간 떡조 오라버뉘. 허우대는 멀쩡하더만 젤 먼저 쓰러져 가지고는...흑 ㅜ.ㅡ
박홍은 담배 그렇게 뻑뻑 피는데 아픈데도 없지.. 떱.  
groove     2003-10-13 23:59:47    
전.. 예전 남자친구가 서강대라... 그학교에서 자주 놀면서 딱 두번 봤습니다. 한번은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는 모습. 또한번은 담배피는모습-_-;;
그때 남친이랑 했던얘기들이 어렴풋이 생각이 나는군요..
저도 아무것도 모를때였눈데....

"있잖아 사람눈에서 검은동자가 3분의 2밖에 안보이면 미친거래.
근데 울학교에 박홍이라는 사람말야. 눈이 그래-_-"
대충 이런식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둘이서 눈을진짜 확인해보는 어이없는 방법을 택해 진실을 알아냈죠....ㅋㅋ

서강대 학생들 열심히 눈들여다보세요. 재미있습니다..ㅋㅋ  
동녘     2003-10-14 11:06:50    
바콩 이야기 읽고 구독신청했습니다. 저도 천주교회에 나가지만 바콩은 정말 천주교의 망신이죠 ㅡ,.ㅡ;;
재미있는 서강 이야기 자주 읽으러 오겠습니다. (전 서강과는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file [종화] 2022.08.08 78
공지 창작 30년 기념작 ..사색30 [종화] 2020.09.15 68
공지 새 홈페이지는 계속 바뀌는 중입니다. 박종화 2012.12.06 150
공지 음반과 책들! 관리자 2010.10.26 432
공지 박종화인터뷰기사 - 창작20년 관리자 2007.10.03 6744
435 마지막날 2 종화 2003.09.27 100
434 꽃다지와 함께 하는 가을밤의 작은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꽃다지 2003.09.28 43
433 향기 없는 꽃 김양일 2003.09.28 256
432 벌써 9월이 가려 하네요.. 1 김회수 2003.09.29 67
431 왜가리 2 김 양일 2003.10.01 52
430 장군도 2 김 양일 2003.10.01 74
429 청보리 송지연 2003.10.01 79
428 청보리 가사 송지연 2003.10.01 86
427 오은미님 종화 2003.10.07 71
426 미친듯 파고드는 그리운정 1 종화 2003.10.07 152
425 바람이 분다,,,,,,,, 1 설권환 2003.10.08 78
424 환장하게 찬란한 세상이여! 나도몰라 2003.10.09 71
423 청보리 가사 (강정남씨 ) 1 송지연 2003.10.13 91
422 혼자떠는 수다 강정남 2003.10.14 61
» 박홍에 관한 기억-민중의소리(블러그)에서 펌 강정남 2003.10.14 77
420 [통일뉴스] 신념이 나를 자유케 하리라 (펌) 1 선택 2003.10.15 43
419 민족평화축전을 준비하는 자원봉사단에서 드립니다. 자원봉사단 2003.10.16 42
418 민중가요가 사라진다면(펌) 한 꿈 2003.10.17 74
417 역사의 절절한 음표를 대신할 수는... 서장우 2003.10.22 72
416 간만에 들렀습니다. 1 이강원 2003.10.24 78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40 Next
/ 40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