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4 11:49

혼자떠는 수다

조회 수 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는 요즘 퇴비를 낸다. 천이백평 코딱지 만한 과수원에 퇴비를 뿌린다기 보다는 아예 들이붓는다, 라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트럭으로 21대분을 갖다 부으니 할말 없다... 1년간 고생한 과수원에 배나무 들이 잘 먹고 잘 크기를 바라며...

농민들은 가을걷이 다 한 과수원에 이른바 감사비료란걸 뿌린다. 1년간 고생했으니 감사한 마음에 뿌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다. 우리는 비료대신 퇴비를 주니 감사퇴비라고 해야할것 같다.

사실,나는 과수원이 전재산이다. 애아빠 명의로 되있는것도 아니고 확실히 내명의로 되있는 내땅이다.그래서인지 과수원 주인은 정말 나 인것 같다. 애아빠는 일해주는 일꾼? 이라고 스스로 주장한다.

다른 과수원 보다 규모는 작지만 직거래를 통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남들 규모보다 훨씬 많은 가을을 한다. 물론 직거래하면서 아니꼬운것도 많고,참 내가 이래야 되나.. 싶을때도 많지만..

올한해 정말 애아빠랑 뒤지게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주로 일하면서 부딪지는 문제가 많다. 주로 판매를 내가 하기 때문에 배작업 하면서 하나라도 흠있는걸 집어넣으려고 하면 내가 길길이 뛰면서 일좀 똑바로 하라고 큰소리 친다.

애아빠는 로맨티스트다.. 이른바... 아직도 지나간 첫사랑을 못잊어 가슴에 멍울진 사람이기도 하며,,
그것이 감당이 안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간으로서 이해가 간다. 지금은 아예 대놓고 상담도 하기도 하고... 빙신같은 남자가 불쌍하기도 하고....

부부란 서로 의도적으로 맺은 관계이다. 살면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살지는 않아도 정으로 산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정 보다는 인간이란 이름으로 살고 싶다.  나는 나의 활동의지를 막아서는 애아빠를 무지 미워한적이 많다. 솔직히 어떨땐 죽이고 싶을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방황을 끝으로 하고 싶다. 한 이틀 동안 밖에 방황을 하진 않았지만 ,

주위조건을 탓하기 앞서 나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안에 자유가 있는것이지 그걸 남편에게 요구하는것이 자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것을 깨달았다.

이른바 밸꼴리는대로 살고 싶지만 일방적인 밸꼴림은 서로가 경계하여야 한다. 혼자 살려면야 까짓거 밸꼴리는 대로 살던가 말던가 지알아서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지만

같이 살기 위해 부단히 죽을때까지 연습하는거... 그것이 부부 인생살이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 으로 내남편의 첫사랑을 위한 시한편 보여드리겠습니다.

(봉숭아 손톱)

초생달 같이
손톱끝을 간신히 붙잡고는
빠- 알- 간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졌을까
첫눈이 그리운 것인가
첫사람이 그리운 것인가
아님,
메니큐어에 밀린 세월이 원통한 것인가

마흔 넘은 사내의
손톱끝을 달구는
네 마음을
첫눈이 어떻게 알수 있으랴

살 부대껴 산 세월 동안
멍들어 있던 한쪽 가슴대신
슬쩍 주머니에 넣고 마는
약지 손가락 봉숭아 손톱

(남자의 첫사랑이 이렇게 모진것인줄 내 여태 왜 몰랐을꼬!!! 오지랍 넓은 내 팔자려니 합니다.)

?

  1.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2. No Image notice by [종화] 2020/09/15 by [종화]
    Views 70 

    창작 30년 기념작 ..사색30

  3. No Image notice by 박종화 2012/12/06 by 박종화
    Views 154 

    새 홈페이지는 계속 바뀌는 중입니다.

  4. No Image notice by 관리자 2010/10/26 by 관리자
    Views 437 

    음반과 책들!

  5. No Image notice by 관리자 2007/10/03 by 관리자
    Views 6746 

    박종화인터뷰기사 - 창작20년

  6. 마지막날

  7. No Image 28Sep
    by 꽃다지
    2003/09/28 by 꽃다지
    Views 43 

    꽃다지와 함께 하는 가을밤의 작은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8. No Image 28Sep
    by 김양일
    2003/09/28 by 김양일
    Views 256 

    향기 없는 꽃

  9. 벌써 9월이 가려 하네요..

  10. 왜가리

  11. 장군도

  12. No Image 01Oct
    by 송지연
    2003/10/01 by 송지연
    Views 79 

    청보리

  13. No Image 01Oct
    by 송지연
    2003/10/01 by 송지연
    Views 87 

    청보리 가사

  14. No Image 07Oct
    by 종화
    2003/10/07 by 종화
    Views 71 

    오은미님

  15. 미친듯 파고드는 그리운정

  16. 바람이 분다,,,,,,,,

  17. No Image 09Oct
    by 나도몰라
    2003/10/09 by 나도몰라
    Views 71 

    환장하게 찬란한 세상이여!

  18. 청보리 가사 (강정남씨 )

  19. No Image 14Oct
    by 강정남
    2003/10/14 by 강정남
    Views 61 

    혼자떠는 수다

  20. No Image 14Oct
    by 강정남
    2003/10/14 by 강정남
    Views 77 

    박홍에 관한 기억-민중의소리(블러그)에서 펌

  21. [통일뉴스] 신념이 나를 자유케 하리라 (펌)

  22. No Image 16Oct
    by 자원봉사단
    2003/10/16 by 자원봉사단
    Views 49 

    민족평화축전을 준비하는 자원봉사단에서 드립니다.

  23. No Image 17Oct
    by 한 꿈
    2003/10/17 by 한 꿈
    Views 74 

    민중가요가 사라진다면(펌)

  24. No Image 22Oct
    by 서장우
    2003/10/22 by 서장우
    Views 72 

    역사의 절절한 음표를 대신할 수는...

  25. 간만에 들렀습니다.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40 Next
/ 40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