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4 14:44

예비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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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칼날이 서슬퍼렇던 시절
한 시민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붙잡혀 검사의 취조에 응하고 있었다

- 국가보안법 위반 사실을 알죠
- 모르겠는데요
-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죠
- 내가 북한을 가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알겠습니까
  무엇을 어떻게 하면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는데요
- 그러면 대강이라도 알 것 아닙니까
- 대강은 알 것도 같은데요
- 전혀 모른다는 사람이 대강은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 글쎄요
  아 ! 그래요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갔더니 그렇게 가르치던데요
- ... ...

또 하나
군대를 갓 제대한 영수는 처음으로 예비군 훈련 통지를 받고 훈련을 받으러 훈련장으로 갔다
훈련장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완장하고 모자를 팔고 있다
- 이 완장 없으면 출입이 안되나요
-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필수 착용입니다 출근으로 인정이 안되거든요
눈물을 머금고 거금 만원을 주고 모자를 사고 3천원주고 완장을 샀다 그리고는 팔뚝에 완장을 차고 모자를 팍 눌러 쓰고 입장을 했다
이게 왠일인가
완장 찬 놈은 자기 혼자 밖에 없다
모자 쓴 놈도 자기 밖에 없다
창피해서 얼른 완장을 띄어내고 급하게 정문으로 달려갔다
완장을 팔던 아저씨는 금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벌어먹고 사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지...
훈련받는 것도 지겨운데 하루종일 속이 쓰리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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