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6 17:02

깊은밤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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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의 데이트
박종화

길었던 창작작업이
끝나갈 무렵
듬직한 일꾼으로
열정으로 아름답다는 찬사와 함께
불밝혀 환한
깊은 밤 작업실에
한 여성이 위로방문 와서는
자기가 해결 해 주겠다고
뭘 하고 싶냐 뭍길래

진정으로
솔직한 생각 그대로
여자 속살 냄새나 오지게 맡다가
잠이나 일주일 자버렸으면 좋겠다고

괜히 물어서 얼굴만 빨개진 여성은
정말 대답 잘했다고
역시 나는 천재라고
속으로 자화자찬 좋아하는 나를 위해
라면 한 그릇의 훈김으로
속살의 향기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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