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화2003.05.28 23:07
엊그제는 친구 석이 무덤에 술한잔 딸라고 망월동 다녀왔단다
밤이 깊어지도록 죽은 망령들하고 오지게 놀다왔다
너 여기 들어온 날인갑다
새우깡 한봉지에 소주를 네병이나 비웠다
기억도 없이 눈떠보니 택시안이더라
기사님께서 차비달라고 나를 막 흔들고 있던 도중에 술이 깼다
이리저리 다 뒤져서 차비주고 내렸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지 ...
이럴땐
나 아닌 다른사람으로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마니마니 든다
몸도가고 술발도 가고 이것저것 다 가고 그러는 세월에 오월도 가고..
이렇게 오월을 보내주어야만 하는것이 꼭 나의 의무인 것처럼
깊디깊은 밤에 구신들앞에서 목이터지도록 노래하고
술에 취해 널부러지고 묘지를 베게삼아 자고 ...

해야할 일을 결코 잊지않는
그대이길 바라는 종화가 늦은답장으로 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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