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생활

by 단풍 posted Aug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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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시 박노해
가사 내 손 거쳐 만든 물건 백화점에 가득해도
셋방살이 내 집에는 재고품도 하나 없네
어쩌다가 이 내 몸은 노동자로 태어나서
거친 세상 풍랑 속에서 멸시 천대 받는구나

우우-
(낭송)시다의 꿈 박노해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둑 잘라
피흐르는 가슴으로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아직은 시다
미싱대에 오르고 싶다
미싱을 타고 장군처럼 당당한 얼굴로 미싱을 타고
언 몸뚱아리 감싸줄 따스한 옷을 만들고 싶다
찢겨진 살림을 깁고 싶다.

떨려 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림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으로
찬바람 부는 공단거리 휘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로 새벽별 빛난다

노동자의 생활.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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