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아니라오
이름 빛나지 않아도 하나됨을 위해서라면
거친 바람 눈보라에도 외려 고운 산 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오 절망하고 싶어 울어도
가야만 될 운명이라면 우리는 지켜야 하오
잎새가 바람에 떨어진다고 색바래 물든다고
돌아서는 발걸음아 무엇을 찾아야 하나
불멸의 사랑 그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오
잎새가 바람에 떨어진다고 색바래 물든다고
돌아서는 발 걸음아 무엇을 찾아야 하나
불멸의 사랑 그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오
* * *
유난히 큰 시련으로 다가온 92년 말미에, 앙상한 가지들만이 초라하게 흔들리는 가로수가 덩그라한 썰렁한 겨울 한 복판에 나뭇잎을 생각나게 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흐트러지고 힘없어 하는 우리들의 하루가 무엇보다 먼저 가슴을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난 우리들의 가슴이 허허로운 벌판에 부는 그런 바람쯤으로 채워졌음직한 날들이 내게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였으리라.
제각기 자기 일을 찾아가는 사람도 많아졌다. 소리없이 빠져나가는 동지들의 뒷모습이 하루 밥벌이를 찾아 헤맨다.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드팀없는 발길은 적어지고 흔들리는 몸부림이 부산해진다. 묵묵히 오늘을 지켜가는 동지들이 유난히도 사랑스럽던 때가 그 때였고 지금도 여전한듯 하다. 이런 우리들의 주위조건을 반영이라도 한듯이 창작은 꿈틀거린다. 이럴 때 보면 창작은 괴물이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더 큰 물결로 요동을 친다.쉬고 싶어도, 절망하고 싶어도 틈을 주지않는다. 창작이란 괴물이 그곳에서 기다렸다는듯이 동기를 유발시켜 내고 창작적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한다. 그것이 창작의 매력이고 근성이다. 창작의 질긴 근성도 창작이 갖는 본연의 생존투쟁에서 발생한다. 먹어야 사는 창작의 생존권적 요구가 그런 근성을 갖게한다.
해방은 자유의 피를 먹고,
사람은 자주의 피를 먹고,
창작은 사람이 흘리는 피 눈물을 먹고 산다.
일상적이되 식상하지 않고, 특별하되 이방인이 아닌 생활의 전반을 터전으로 하여 사람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먹고 자란다. 창작의 생존 본능으로부터 겨울에도 나뭇잎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극한 어려움 속에서 헤쳐나가는 우리들의 모습보다는 큰시련에 주저않거나 돌아서는 발걸음에 조용히 내려 앉고 있었다.
낙엽은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패배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동지들의 모습을 안고 다가온다. 단지 낙엽처럼 떨어져 가는 조국의 설움이거나 아픔이었다면 창작은 배가 고팠으리라. 떨어져 썩어지면 조국이라는 나무에 거름이나 되자는 생각에 사고가 머물렀었다면 창작이란 나무의 나뭇잎은 메말라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여, 시련에 맞서 단결로 일어서는 우리였을 때 나뭇잎은 나무와 공존하면서 뿌리로부터 양분을 공급받고 다시 떨어져 거름이 되는 관계로 조국과 나를 운명짓고 나면 되었을 것이다.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갈길을 몰라하고 갖은 잡생각들로 풀칠을 하고 뭔가 다른길을 찾아 보려고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배운 것이라곤 조국의 품에서 순결하게 싸우는 것외엔 가진 게 없는 이들이 돌아보고 다른 길을 찾으려 드는 것은 해온 일을 포기한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살아 온 역사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들이 부족하메 묵묵히 지켜가고자 하는 근성도 없이 되고만다. 그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조국은 부른다.
갈길이 아니거든 돌아오라고!
짧지만 투쟁과 함께 해온 동안에 좌절도 시련도 많았다. 덧없는 배신도 있었다. 좌절보다 시련보다 무서운 것은 배신이었다. 아직도 배신은 내게 무서운 적이다. 규정된 조건에 의해 배신아닌 배신으로 굳은 맹세를 저버리는 경우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또 하나의 적과 맞서는 것이 운명이라면 피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혼으로 넘어야 하는 수 많은 시련 중에서 미미한 하나의 고개일 뿐이다.
극단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한 길에서 돌아서는 발걸음에는 배신이라는 낙인을 찍어본다. 그것은 그 발걸음을 저주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버티고 이겨야 할 최후의 몸부림이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나약해 지려는 실천을 추스리기 위한 투혼의 다른 표현이다.
어려울 때 피해가려 하고 쉬울 때 온몸으로 달려들려는 간교함도 변종된 배신의 표현일 뿐이기에 외쳐본다. 뜨겁게 다지고 지켜왔던 우리들의 맹세 앞에서 외쳐본다. 불멸의 사랑을 일구어 가는 우리의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고!
질퍽였던 역사의 한 모퉁이에서 혼란스러울 무렵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연후이다.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창작배경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뭇잎이 아니라오'가 하려는 이야기 안에 숨어 있으니 안할 도리가 없다.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일을 배우고 있는 단체의 중앙사무국 사람이 빠져 나가게 되어 문제가 생겼다고 즉시 오라는 것이다. 난감했다. 별 영향력도 없는 내가 조직안에서 올바르게 하고자 하는 사업하나 통과시켜 내지 못한 개미같은 내가 거기에 가서 뭘 도우란 것인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마음과는 상관없이 서울행 버스를 탄다. 내내 아무 생각도 잡히지 않는다. 사람은 다른 어떤조건의 재부보다 무섭고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 외엔 머리속에 아무 것도 없다. 인간사업에는 면역이라는 것도 없나보다. 그 와중에서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 .
대안없는 고민은 우리라도 어려운 조건에서 지켜주자란 말 밖에는 생각나게 해 준 것이 없다. 올라가서 얼굴을 대하고 버텨야 하는 공포감마저 실은 채로 서울을 향한 버스는 내달린다.버스 안에서 내내 나를 돌아 보았다. 여전히 변함없는 나로 존재하고 있는데 주위의 조건들은 확실히 변해가고 있다. 마음이 조급해 지려 한다. 조급해 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볼펜을 집어들고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흥얼거림으로 작곡은 시작된다. 옆좌석에 앉아 피곤한 몸에 잠을 청하려고 애쓰는 승객의 찌프린 눈총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잊어버리기 전에 떠오르는 악상들을 적어 옮긴다. 나뭇잎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손 쉽게 선율에 맞아들어 가기 시작하더니 버스가 서울에 도착할 무렵은 제법 골격을 갖추고 나들이 채비를 하게 되었다. 변화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실재의 절박성으로 내 곁에 앉았기 때문에 급해진 마음이 한 걸음으로 선율을 장악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 틈만 나면 고쳐보곤 했는데 제대로 내용이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 그 만큼 나의 생활이 습기찬 지하실과 노래 몇 곡 추렴해 보려는 힘없고 열정없는 생활이었음을 반영해 준다.
사랑하는 대중앞에 얼굴 비추이기 전에 여전히 나의 입에 머물러 있는 말은 극한 상황을 피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끝으로 전하는 말은 한 없는 애정으로 노래를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름 빛나지 않는 곳에서 오늘을 지켜가고 있는 진짜 쓸만한 사람들에게 당찬 웃음 한 보따리나 던져야겠다.
승리를 약속하자는 말과 함께.
투쟁!
이름 빛나지 않아도 하나됨을 위해서라면
거친 바람 눈보라에도 외려 고운 산 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오 절망하고 싶어 울어도
가야만 될 운명이라면 우리는 지켜야 하오
잎새가 바람에 떨어진다고 색바래 물든다고
돌아서는 발걸음아 무엇을 찾아야 하나
불멸의 사랑 그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오
잎새가 바람에 떨어진다고 색바래 물든다고
돌아서는 발 걸음아 무엇을 찾아야 하나
불멸의 사랑 그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오
* * *
유난히 큰 시련으로 다가온 92년 말미에, 앙상한 가지들만이 초라하게 흔들리는 가로수가 덩그라한 썰렁한 겨울 한 복판에 나뭇잎을 생각나게 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흐트러지고 힘없어 하는 우리들의 하루가 무엇보다 먼저 가슴을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난 우리들의 가슴이 허허로운 벌판에 부는 그런 바람쯤으로 채워졌음직한 날들이 내게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였으리라.
제각기 자기 일을 찾아가는 사람도 많아졌다. 소리없이 빠져나가는 동지들의 뒷모습이 하루 밥벌이를 찾아 헤맨다.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드팀없는 발길은 적어지고 흔들리는 몸부림이 부산해진다. 묵묵히 오늘을 지켜가는 동지들이 유난히도 사랑스럽던 때가 그 때였고 지금도 여전한듯 하다. 이런 우리들의 주위조건을 반영이라도 한듯이 창작은 꿈틀거린다. 이럴 때 보면 창작은 괴물이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더 큰 물결로 요동을 친다.쉬고 싶어도, 절망하고 싶어도 틈을 주지않는다. 창작이란 괴물이 그곳에서 기다렸다는듯이 동기를 유발시켜 내고 창작적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한다. 그것이 창작의 매력이고 근성이다. 창작의 질긴 근성도 창작이 갖는 본연의 생존투쟁에서 발생한다. 먹어야 사는 창작의 생존권적 요구가 그런 근성을 갖게한다.
해방은 자유의 피를 먹고,
사람은 자주의 피를 먹고,
창작은 사람이 흘리는 피 눈물을 먹고 산다.
일상적이되 식상하지 않고, 특별하되 이방인이 아닌 생활의 전반을 터전으로 하여 사람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먹고 자란다. 창작의 생존 본능으로부터 겨울에도 나뭇잎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극한 어려움 속에서 헤쳐나가는 우리들의 모습보다는 큰시련에 주저않거나 돌아서는 발걸음에 조용히 내려 앉고 있었다.
낙엽은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패배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동지들의 모습을 안고 다가온다. 단지 낙엽처럼 떨어져 가는 조국의 설움이거나 아픔이었다면 창작은 배가 고팠으리라. 떨어져 썩어지면 조국이라는 나무에 거름이나 되자는 생각에 사고가 머물렀었다면 창작이란 나무의 나뭇잎은 메말라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여, 시련에 맞서 단결로 일어서는 우리였을 때 나뭇잎은 나무와 공존하면서 뿌리로부터 양분을 공급받고 다시 떨어져 거름이 되는 관계로 조국과 나를 운명짓고 나면 되었을 것이다.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갈길을 몰라하고 갖은 잡생각들로 풀칠을 하고 뭔가 다른길을 찾아 보려고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배운 것이라곤 조국의 품에서 순결하게 싸우는 것외엔 가진 게 없는 이들이 돌아보고 다른 길을 찾으려 드는 것은 해온 일을 포기한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살아 온 역사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들이 부족하메 묵묵히 지켜가고자 하는 근성도 없이 되고만다. 그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조국은 부른다.
갈길이 아니거든 돌아오라고!
짧지만 투쟁과 함께 해온 동안에 좌절도 시련도 많았다. 덧없는 배신도 있었다. 좌절보다 시련보다 무서운 것은 배신이었다. 아직도 배신은 내게 무서운 적이다. 규정된 조건에 의해 배신아닌 배신으로 굳은 맹세를 저버리는 경우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또 하나의 적과 맞서는 것이 운명이라면 피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혼으로 넘어야 하는 수 많은 시련 중에서 미미한 하나의 고개일 뿐이다.
극단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한 길에서 돌아서는 발걸음에는 배신이라는 낙인을 찍어본다. 그것은 그 발걸음을 저주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버티고 이겨야 할 최후의 몸부림이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나약해 지려는 실천을 추스리기 위한 투혼의 다른 표현이다.
어려울 때 피해가려 하고 쉬울 때 온몸으로 달려들려는 간교함도 변종된 배신의 표현일 뿐이기에 외쳐본다. 뜨겁게 다지고 지켜왔던 우리들의 맹세 앞에서 외쳐본다. 불멸의 사랑을 일구어 가는 우리의 한생은 나뭇잎이 아니라고!
질퍽였던 역사의 한 모퉁이에서 혼란스러울 무렵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연후이다.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창작배경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뭇잎이 아니라오'가 하려는 이야기 안에 숨어 있으니 안할 도리가 없다.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일을 배우고 있는 단체의 중앙사무국 사람이 빠져 나가게 되어 문제가 생겼다고 즉시 오라는 것이다. 난감했다. 별 영향력도 없는 내가 조직안에서 올바르게 하고자 하는 사업하나 통과시켜 내지 못한 개미같은 내가 거기에 가서 뭘 도우란 것인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마음과는 상관없이 서울행 버스를 탄다. 내내 아무 생각도 잡히지 않는다. 사람은 다른 어떤조건의 재부보다 무섭고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 외엔 머리속에 아무 것도 없다. 인간사업에는 면역이라는 것도 없나보다. 그 와중에서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 .
대안없는 고민은 우리라도 어려운 조건에서 지켜주자란 말 밖에는 생각나게 해 준 것이 없다. 올라가서 얼굴을 대하고 버텨야 하는 공포감마저 실은 채로 서울을 향한 버스는 내달린다.버스 안에서 내내 나를 돌아 보았다. 여전히 변함없는 나로 존재하고 있는데 주위의 조건들은 확실히 변해가고 있다. 마음이 조급해 지려 한다. 조급해 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볼펜을 집어들고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흥얼거림으로 작곡은 시작된다. 옆좌석에 앉아 피곤한 몸에 잠을 청하려고 애쓰는 승객의 찌프린 눈총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잊어버리기 전에 떠오르는 악상들을 적어 옮긴다. 나뭇잎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손 쉽게 선율에 맞아들어 가기 시작하더니 버스가 서울에 도착할 무렵은 제법 골격을 갖추고 나들이 채비를 하게 되었다. 변화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실재의 절박성으로 내 곁에 앉았기 때문에 급해진 마음이 한 걸음으로 선율을 장악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 틈만 나면 고쳐보곤 했는데 제대로 내용이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 그 만큼 나의 생활이 습기찬 지하실과 노래 몇 곡 추렴해 보려는 힘없고 열정없는 생활이었음을 반영해 준다.
사랑하는 대중앞에 얼굴 비추이기 전에 여전히 나의 입에 머물러 있는 말은 극한 상황을 피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끝으로 전하는 말은 한 없는 애정으로 노래를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름 빛나지 않는 곳에서 오늘을 지켜가고 있는 진짜 쓸만한 사람들에게 당찬 웃음 한 보따리나 던져야겠다.
승리를 약속하자는 말과 함께.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