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을 나오면서
양육강식의 세계
힘 센 놈만이 살아남는
인간계 속에서의 자연계
그 힘이 무엇이든
돈이든 얼굴이든 조직이든
요행이든 천운이든
경력이든 인맥이든 학연이든 혈연이든
힘의 종류와 아무 상관없이 ...
무조건 센 놈만이 이긴다
정의는 무참히 짓밟히고
어중이 떠중이가 투사가 되고
진짜 투사가 때론 바보가 되고
그렇게 선거는 끝난다
힘센 곳에 꽂아놓은 막대기가
정의로 똘똘 뭉친 사람보다
얼마나 더 위대할 수 있는 가를
여실히 증명해 가면서 선거는 끝이 난다
투표로 혁명을 이야기 하는
낭만적 휴머니스트들에게
한없는 좌절을 안겨 주고서
그렇게 선거는 끝날 것이다
그저
내 심장의 한 표가
핏값으로 던지는 한 표가
촛불처럼 꺼질 듯 말 듯
팽목항을 기억하며
나의 아침을 빛나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