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막막하고 캄캄하고 손떨리고 심장 떨리는
빈곤한 글장이
1층에 사는 한 여인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고
아니 내 일이다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 산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하염없이 우는 일 밖에 없다
울다 지쳐 돌아 누우면 또 눈물이 난다
얼굴 한 번 보지도 못한 이를 위하여
찬 밥 한 덩이가 그리웠던 이를 위하여
이미 죽어버린 가녀린 영혼을 위하여
아니 나를 위하여
가슴이 찢어지는 눈물이라도 흘려야만 할 것 같다
김치를 얹은 밥 한 술갈을 뜨면서도
멈출래야 멈출 수가 없는 선홍색 눈물로
내가 사는 이 산 속
온통 물들여야만 할 것 같다
부디 잘 가소서
(작가 최고은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