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멈춰라

by 종화 posted Nov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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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멈춰라
                           박종화
              
당장 멈춰라
국민의 목숨 줄을 잡아 당기며 휘돌리는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당장 멈춰라
한여름에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곡식들 마냥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말라 죽어가는 농민들을 보지 않으려거든
이 미친 짓을 당장 멈춰라

지금 당장 멈춰라
희망이 없는 내일을 희망이라 내돌리는
어리석고 어리석은 정치놀음을 당장 멈춰라
핏기없는 얼굴로 걸어다니는 시체가 되어
오직 하나 분노만을 눈에 이글거리며 헤매이는 노동자들을 보지 않으려거든
이런 미친 짓을 당장 멈춰라

어서 빨리 멈춰라
모든 것을 다 말아먹기 전에 멈춰라
모조리 짓밟으면서
영원한 굴종을 강요하고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언제든지 조선의 피눈물을 빨아먹고자 달려드는
흡혈귀의 나라 아메리카의 양키들이
제 아무리 이 강토를 유린한다 한들
지구촌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거든 멈춰라
앞으로 십년 안에 나라의 모든 것을 말아먹고 싶지 않거든
제발 간절함으로
이 미쳐서 환장할 행진을 당장 당장 멈춰라  

제발 당장 멈춰라
불을 보듯 뻔한 현실을 앞에 두고
한 마리 벼룩 때문에 초가삼간을 통 채로 태워버리는
무모하고도 무모한 불장난을 피끓는 간절함으로 당장 멈춰라
모든 것을 멈춰라
개미가 황소한테 이긴다는 야무진 거짓말도 당장 멈춰라
야금야금 치밀하게 기어 들어오는 쥐새끼같은 미국 놈들 앞에서
큰소리 치며 협상하고 있다는 샛빨간 거짓말도 당장 멈춰라
이미 정해진 불평등한 정치놀음판에서
우리가 미국을 이길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도 당장 당장 멈춰라

헐벗고 굶주린 육신으로 식민의 노예가 되기 전에
민중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고
어머니의 젖가슴이 무덤을 이루기 전에
이 피눈물 나는 불장난과
이 얼척없는 놀음질과
샛빨갛고 샛빨간 거짓말로
화려하게 뒤집어 쓴 미친놈들의 축제를 어서 당장
지금 당장  당장 멈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