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싶다

by 종화 posted Oct 24, 200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날고싶다


새가 되어
날고 싶다
가을새가 되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다
바람불면 바람을 따라
비틀리는 날개짓이라도
사랑을 호흡하며
그대 곁으로 날아가고 싶다

새가 되어
날고 싶다
파랑새가 되어
아리고도 아린 상처를
벗어버리고 날고 싶다
비가 오면 이별의 상념을 따라
물먹은 솜뭉치 날개짓이라도
인연을 호흡하며
그대 곁에 닿을 때까지
눈물로라도 날아가고 싶다

사랑이라는 괴물은
언제 어디서든
세월이 지나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온 가슴팍을 후비며
찾아 온다는 것을 알아가는 이 저녁은
새가 되어
날고 싶다

새가되어
날고싶다
마지막이 될지라도
그대 곁에 날아가서 눕고싶다
날고 날아 끝내는 날개를 접고
포근한 그대 허벅지를
베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