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장석주

by 노을이 posted Oct 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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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 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
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 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룟 유다가 되지 않기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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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글거 같아서 요즘은 밥 한술씩 뱃속에 넣어주고 이따.
나이 들수록 이곳저곳 안쑤시는데 엄꼬...... 혹 하두 굶어서 뼛속에는 무우처럼 바람이들었는지..... 손끝부터 머리끝까징 안아푼데가 엄따.

그래서 밥이라도 잘 머그믄
덜 아플까해서......
일요일부터 오늘아침까징은 밥 잘머겄는디
낼 아침 밥 한그릇 나를 팔지않고 머글수있도록

하여간 혼자사는 사람덜
밥먹고 다닐수 있도록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