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님

by 종화 posted Oct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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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홈피가 다른 방으로 이사 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밀번호가 다른곳으로 먹히는 경우가 번번히 발생하네요
꼬랭지 글 하나 달려다가
님이 올린 글과 꼬랭지 글을 모조리
지워먹어 버렸습니다
그 놈 참 속 많이 썩이는군요
절대 일부러 그런 것 아닙니다요

대신
지독히 기다리는 고놈의 전화질을 생각하며
시 한편 남겨놓을테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전화를 하고싶다
박종화


오늘도 나는 전화를 하고싶다
사랑했던 한 여인과의 달콤한 대화를
하고 싶다

전화기를 잡으면
티격태격 하는 한이 있어도
나는 전화를 하고싶다

전화 받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그대일지언정
나는 전화를 하고싶다

단 한번도
마음속 깊숙히 묻어 두었던
나만의 이야기를 그대에게 못해 본 처지에서
그대가 제 아무리 나의 전화 받길 싫어한대도
나는 전화를 하고싶다

그댈 향한 내 마음이
그대처럼 잔인하지 못한 채로
가을 하늘을 떠도는 이 순간
전화를 하고싶다
죽어
시체로 남아도
관에 못질이 쳐지기 전까지는
전화를 하고싶다

2002년 가을 소라에게

뿌셔버리고 싶은 전화기 뿌셔버렸다 생각하시고 저 주시면 안되나요?
ㅋㅋㅋㅋ 미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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