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후산에는 벽돌이 산다

by 김양일 posted Jun 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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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후산에는 벽돌이 산다

詩/김양일

모후산 상봉
하늘이 맞닿는 풀숲
인간사의 흔적으로 남는
벽돌이 뒹군다.

이유가 있어
이 높은 곳에 왔을 법한데
말을 잃고
버려진 벽돌로 살아간다.

넉넉한 품 붉은빛으로 물든
숨가쁜 날들의 행보

나이 마흔에 과부 된 시월네
흰머리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하늘은 푸르다.

벽돌도 푸른 이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