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by 송지연 posted Oct 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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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청보리 지연이에요
형의 홈에 이렇게 글 올리는 게 첨이라 정말 송구스런 맘이 드네요
제가 쓴 청보리 3집 가사에요
투쟁가를 맞았는데 잘 되지 않네요
우선 쓴 글이니 여기에 올려요
그럼 4일날 뵙죠

<이나라의 농민은>
민족 먹거리 온몸의 땀을 쏟아 가꾸는 이나라의 농민은
일년 내내 좋은 옷 맛난 것 맘대로 입어보고 먹어보지 못한다.
우리네가 짓는 농사는 큰아들네 전세금이요 고명딸 살림밑천이요 막둥이 등록금이기에 하루도 허리를 펼날이 없다.
마구마구 뛰어 오르는 농약값을 인건비를 내손으로 내힘으로 채워보려 하지만 남는것은 허떠깨비 삭신과 속끓어오르는 한숨이다
이놈의 세상이 농민을 이나라의 국민으로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주었더냐
농민들이 사람들에게 얼굴을 내밀적은
명절때 자식들 맞이하면서 순박한 웃음 가득 머금는 우리네 어미고
태풍피해로  쓸려진 논과 밭을 보여주며 패인 주름 가득한 우리네 아비이다.
이나라의 농민은 순박한 웃음과 패인 주름만을 가지고 순진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허나
이나라의 농민은
빚내어 빚을 갚아도 줄어들지 않는 농가부채에 자살을 하고 야반도주를 하여야 하며
뼈골빠지게 농사지어도 제값을 받지 못해 연체이자에 허덕여야 하며
헨드폰 팔아야 이나라 국민들 먹여 살리니 마늘 같은것은 갈아엎어야 하며
아스팔트 농사지어 우리네 목소리좀 낼라치면 무식한 농민들이 난리쳐서 차막힌다 손가락질 한다.
우리네 농민들은 아나라의 국민이 아니니 저만치 물러가라 한다.

그래도 이나라의 농민은
반만년 역사동안 면면히 이어내려온 이땅을 일구는 민족파수꾼이다.
갑오년 농민피 이어받은 이 나라를 떠받치는 역사의 주인이다.
온나라가 부정부패 썩어빠진 세상를 갈아엎는 세상의 주인이다.
우리민족 얕보는 미국놈들 몰아내는 이땅의 진정한 주인이다.
통일 조국 밑거름이 될 통일 농사꾼이란 말이다.

  이것이 투박하지만  뚝심있게 땅을 파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우리네 농민들이 이 땅을 지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