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으로 얻은 자전거 타다가

by 늘푸른꿈 posted Sep 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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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날 며칠을 그렇게 비 오더니 잠깐 하늘이 맑은 틈을 타 아이를 데리고 나가 얼마전 얻은 자전거 시승식을 하는데 뒤에 탄 아이의 보호장비가 없어 그만 뒷바퀴 자전거 살에 다리가 끼어 아이는 기겁을 하며 울고 불고 난리가 나고 집사람은 안절부절 못하고, 말도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아팠으면 꺼이꺼이 숨을 몰아쉬면서 우는데 정말 가슴 짠하데요
퉁퉁 부은 다리로 절룩이면서 제딴에는 디딤발이 아프니 까치발로 걸어다니는데 깊게 한숨만 나와 조금만 더 속력을 냈더라면 하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지네요

이틀을 집에서 쉬면서 놀이방에 오가는데 조금 걷다가는 업어달라고 조르고 노래불러주면서 조금 가다가 다시 내려놓으면 몇걸음 옮기고.....
7살이면서도 아직 말도 못하고, 약으로 버티며 지내는 녀석을 보면서 안그래도 가슴 짠한데 시퍼렇게 멍들어 퉁퉁 부은 다리로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쪼르르 따라다니며 요구사항이 더 많아졌습니다

할머니 걱정, 할아버지 걱정이 한광주리 잔소리와 야단으로 오고 그저 할말 없어 허-허- 웃음으로 진땀으로 넘어가볼 요량으로 버티는데 그래도 이놈이 아픈 시늉하지않고 재롱으로 위기를 넘기는데 한몫을 하며 도와주네요

당장 나가서 보호장비 구입하고 다시 자전거를 들이대니 떡하니 앉아서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 속도에 마냥 신나 소리소리 지르며 동네 한바퀴를 돌아와 "이놈의 것을 왜 달지 않았을까" 후회를 하지만 이미 사단은 났으니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십년 감수했네그랴..........

여전히 바쁘네요
바쁘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건강함도 그만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서울서 한빛이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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