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교수님...

by 오경숙 posted Nov 09, 200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종화님.. 잘 지내시죠..
요즘 맘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고 상심하고 있자니 옆에서 보던 신랑이 답답했는지 도움되는 강연이 있으니 한번 들어보라고 하여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강정구교수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어요..
제목은 '끝나지않은전쟁, 한반도에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누구인가'..

몇년동안 아이들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고 주변인물도 아닌 방관자로 살아온 동안 내 조국에서는 얼마나 커다란 전쟁의 위기들이 있었고, 나와같은 국민들의 전쟁불감증으로 미국의 전쟁위협은 계속되고 있었다는 엄청난 사실을 이제서야 느끼게 되었네요.
해방둥이라고 하시던데 아직도 교수님의 조국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치열하고 열정적이시던지 늘 안일했던 자신이 다시 한번 부끄러워 지네요... 가정내에서도 늘 민주적이라고 하시니 존경의 마음이 더해 지네요.. 뒷풀이까지 참석하셔서 당부하신 교수님의 모습에 내가 해낼수 있는 일들이란 아이들을 자주적으로 키우는 것 이외는 없다는 생각을 해보며 조국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그날까지 교수님의 건강을 빌어봅니다..

참으로 좋은 강연을 듣고도 답답함이 남아 있는건 아직도 조국의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90년초처럼 또 많은 열사들의 죽음을 그냥 지켜보면서도 투쟁의 대열에 함께 하지 못함이 너무 너무도 죄송하기 때문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서 가다 지쳐서 포기한 이 길에 늘 같은 길을 가시는 종화님.. 과연 저 같이 방관자로 사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항상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