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경 2012-02-07 20: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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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중반무렵에  '반성'(민음사 발간)이란 시집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어

애독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김영승이란 사람이예요

시로 보여주는  김영승은 멸종위기의 선한 짐승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었지요

시가 맘에 들어서 주변에도 많이 소개를 했었구요


그러면서 이 양반이 쓴 시를 더 보고싶어 이곳저곳을 찾았지만

대부분이 절판되었고

이후로는 김영승은  가끔씩만 생각나던 사람이지요

아직 살아있을까?라는 생각은  늘 설마?로 끝났던것 같구요

('반성'이란 시집을 읽어보시면 왜 이렇게 설마 살아있을까?로 귀착됐는지가 짐작이 가실거예요)


그러다 오늘 오후에 서대문에 있는 Red Books 란 서점에서

우연히 이 양반의 신간 시집을 발견해서 바로 구입하고는

기쁜 마음에 집에 돌아와서 읽기도 전에 글을 이렇게 쓰고 있네요

내심 살아있길 바랬었나 봐요^^

 

시집 제목은 '화창'(세계사 발간)이네요 


시집 첫 장에  이런글이 적혀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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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별안간 한시 생각...


중국 시인과 조선 시인 중에 조선 시인이 시를  더 잘 쓴 것

이다.

중국 시인은 말과 글이 같았지만 조선 시인은 말과 글이 달

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 시인이 더 못 쓴것이다

 


나는 이미 그 말과 글이 같다

그것이 나의 비극이지만,나는 내가 쓴 시 꼭 그만큼밖에

할 말이 없으므로.

그러므로 내 시는 다 진실하다. 그러면 됐다.

 


이 아름다운 밤....

 

내가 낯선 존재라니.....


나는 참 기쁘다.

 

                                  2008년 6월

                                   김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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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친 김에  '반성'이란 시집중에서 잘 읽었다 싶었고

 술자리에서 자주 응용했던 시 한편  적어 드리지요~

 이 글 보시는 여러분!


 횡재하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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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성21

 

  친구들이 나한테 모두 한마디씩 했다.너는 이제 폐인

이라고

 규영이가 말했다. 너는 바보가 되었다고

 준행이가 말했다. 네 얘기를 누가 믿을 수

  있느냐고 현이가 말했다. 넌 다시

  할 수 있다고 승기가 말했다

  모두들 한 일 년 술을 끊으면 혹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술 먹자.

  눈 온다.  삼용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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