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부터 지금까지 제 최대 관심사는 아랍 혁명이었습니다.

(꽃다지 음반 녹음작업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한 트위터 친구가 이집트 민중들이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며 영문기사를 링크걸어주길래

"번역해주세요" 라고 부탁할 때만 해도 이렇게 몇날며칠 잠못들지는 몰랐죠.

부탁한 사람이나 번역을 시작한 사람이나 처음엔 가벼운 관심에서 시작한 것이

맨션 한마디 한마디가 이어질수록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건너건너 듣는 사람도 견디기 힘든 상황.. 눈물 쏟지 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사연들이 이어졌습니다.

 

타히르 광장에 선 사람들의 공포가 온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최소한 총을 쏘지는 않았던 80년대 그 광장에서조차 최루탄이 터지자마자 도망가기 바빴던 저였기에

더욱 예민한 건 아니었습니다. 누구라도 그 중계를 하루만 지켜보면 느껴질 공포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이집트 민중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흔들리지 않으며 광장을 지켰고 마침내

항복 선언을 받아냈습니다.

 

그들이 싸우는 그 현장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지지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내가 광장에 섰을 때 의지가 되었던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길가에서 '너희를 지지한다'라고 은근한 눈빛으로 지지하던 행인들..

골목으로 도망쳤을 때 빠끔히 가게 문 열고 들어오라던 상인들..

한국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외신 한 줄..

덜덜 떨면서도 다음 날 또 나가도록 하는 힘이 되어주었던 나의 기억..

트위터에서라도 당신들의 소식을 이렇게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80년대 역사의 한가운데서 한사코 도망치고자 했던 저로서는

그때 그 광장에 내가 함께 했더라면 다르게 바꿀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까지 겹쳐졌습니다.

비록 광장에서 함께 싸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라도 응원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집트 혁명을 트위터 중계로 지켜보며 한국사와 맞물리는 기시감.. 데자뷰는

참 몸서리쳐지게 힘들더군요.

인민의 피로 얻은 자유가 결국 군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상황에서는

체념.. 이라는 단어가 언뜻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더라도 우리와는 다른 역사의 물꼬를 틀 거라고 믿습니다.

 

지난 1월 25일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 혁명을 중계하기 시작해서

아랍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혁명을 여전히 중계하고 있는 사무엘님의 중간 정리 글을 소개합니다.

 

우리의 투쟁을 지지했던 전 세계 인민들로부터 얻었던 용기를 기억하며

아랍이라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민중의 역사로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집트 혁명, 트위터로 중계하다

http://www.ddanzi.com/news/57147.html

 

아랍 혁명의 불길, 그리고 국제연대

http://www.ddanzi.com/news/577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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