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책 메아리 7집

* 편집자의 글

날로 광기를 더해가는 적의 악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들리는 노동자, 농민의 함성은 丁史의 여명이 멀지 않음을 우리에게 각인시켜준다.

문화는 그 특수한 감동적 성질을 이용, 정치적 폭로에 의해 대중을 조직화해 낸다' 라는 명제에도 불구하고 , 그 동안 소위 '문화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진 일련의 성과물들은 혼돈된 입장들로 인해 기존의 ideology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안에 침윤되어 있는 상태이다. 말로만 극복했다고 해놓고, 지식인의 관념의 재생산으로 환원해 버리는 '문화주의'의 한 변형된 경향이 아직도 팽배하고 있고, 그 가운데 문화 운동의 위상은 혼비된 상태를 답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1983年 5月 메아리 6집이 발진되었고, 그 이후로 각 大學의 노래모임에서 우후죽순처럼 노래책이 발간되었다. 양적인 확대를 나쁘게 평가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질적 발전이란 것은 단순한 양적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노래책도 하나의 문화이고, 하나의 시청각 매체로서 운동의 이념에 위해 규정받으며 나아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충실한 매체로서 기능하여야 했다.

뚜렷한 觀도 없이 주섬주섬 노래들을 모아 적당히 얼버무려 '노래의 집합체'를 이루려는 작업은 과감히 청산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idedogy에 의해 침식된 그릇된 성향의 노래를 무책임하게 '운동 매체'에 담는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교모하게 침투하는 ideolagy 공세에 대해 가장 비타협적으로 싸워 나가는 것이 이념투쟁의 중요한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메아리 7집은 새롭게 꾸며 보려고 했다. 몰론 역량의 일천함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의도가 제대로 충족되어 졌을지는 의문이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작업에 임하였다.

I부에서는 70년대 전태일 사건을 기점으로 노동현장에서 투쟁의지를 고취할 수 있는 노래와, 투쟁의 산물로서의 노래를 모아보았으며 노동현장과 학내에서 행해진 노래가사 바꿔부르기에 대한 평가와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했다.

II부에서는 한국근현대사를 끊임없이 유린했던 제국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한반도의 현 위치를 재확인하여 보았고, 이는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밝히려 했다.

III부에서는 70년대와 80년대의 노래를 운동의 관점에서 평가, 비교하였고 따라서 대부분 학내에서 불러워지고 있는 운동가를 모아 보았다. 이것은 80년의 좌절을 딛고 일어선 과학적 운동이론의 정힙과 조직적 실천을 통해 가능 했던 것이고, 그러한 역사적 분기점을 이루었던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노래들을 모아보고, 실천의 場에서 노래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언급을 해 보았다.

노래는 실천을 통해 검증될 때 비로소 관성적이지 않으며,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 작은 출판물이 모든 이들의 필요에 닿게 소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