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책 메아리 제6집

서문

 

노래는 언어와 가락으로 표현된 한 시대이다.

어느 시대의 문화가 일의적으로 정의될 수 없는것이 일반적임에 있어서, 그 공간을 흐르는 노래도 여러가지 물줄기의 다양한 형태인 것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형태를 무턱대고 절충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역사를 움직이는 동인(動因)으로서의 일익을 담당해 왔던 노래에 대한, 노래정신의 체득이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대한 하나의 좌표로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 의거한다.

노래는 논리적이기 이전에 감성적이며, 따라서 그것은 각 시대를 진지하게 살아가던 이들의 2차적 노력의 결정품인 것이다. 이는 곧 역사의 주체로서의 민중들의 거친 숨결과 지친 발걸음 그리고 피맺힌 울부짖음이 여과된 것을 의미한다. 압박된 현실 아래에서 그 상황을 가장 첨예하게 느낄 수 있었던 이들의 삶 속에서 승화된 문화행위인 것이다. 식민지적 사회상황 아래서 그를 뚫고 나아가려는 거센 의지가 없었던들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없음을 가정할진대, 그러한 가운데 불리워지고 향수되어진 노래들이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해 주리라 믿는다.

83.3.

 

편집자의 글

 

새로운 모습의 메아리 제6집을 펴내게 되어 거쁘다.

이번 노래책은 그동안 메아리 활동의 결산의 의미를 띄고 있다. 따라서 6집의 구성은 그 동안 정리된 노래에 대한 우리나름대로의 의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노래의 분류와 배열은 기본적으로는 표현양식과 소재등의 차이에 기초한 것이겠지만, 가능한 한 노래가 가진 배정과의 과제 속에서 동적이고 포괄적인 흐름으로서의 노래 배열을 시도하였다.

먼저 I부와 II부의 구분은 앞으로 우리가 진전시켜나갈 작업상의 방향에 기준하였다.

I부에서는 구전가요와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노래들, 그리고 교회의 일각에서 불리워지기 시작하여 이제는 보편적으로 불리워지는 노래들과 여타의 노래를 실었다.

II부는 앞으로 메아리가 진전시켜나갈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노래들의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유형별로 묶어 보았다.

한대수•김민기 씨의 노래가 평론과 더불어 실려있고 그외의 여러 범주의 노래들이 실려있다.

뒷부분에는 앞으로 노래극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여 노래극 '공장의 불빛' Tape에 수록된 노래의 일부를 따로 묶어 살었다.

메아리 창작곡들은 과지와는 달리 따로 묶지 않고 흩어서 실었으며 앞으로 언젠가는 메아리 창작곡으로만 노래책을 내고 싶다.

노래책에 실린 글들은 그동안 우리가 연구해 온 노래에 대한 견해와 평가들이며 시와 그림등은 서로 다른 매개를 사용하는 양식들간의 만남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80년대 초반에 문화운동의 선구를 이루는 사회 각층과 학생층의 기대에 이 책이 어느 정도 부응할지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 다각적인 교류와 활동으로 서로의 발전을 이루길 기대하며 메아리 6집을 여러분에게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