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책 맥박 제1집

편집에 부쳐

외세와 그에 빌붙은 예속정권에 의해 난자당하고 오욕으로 얼룩져 버린 한반도의 역사앞에서 진정 식민지 청년학도가 가야할 길은 반외세 자주화의 길이요. 반민독제 민주화의 길이 아니었던가.

분단 42년이 지나도록 민족주체적으로 통일논의 마저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나마 제국주의자들의 식인지 재편음모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더 아파해야 할 것은 한반도의 분단 고착화는 한층 심화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현실은 양키의 향락적, 퇴폐적 문화의 더러운 늪속으로 깊이 침몰되어 제국주의자의 노예문화가 되어가고 있음은 어쩌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인텔리를 자처하는 대학 문화 역시 국내 기반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제국주의의 왜곡된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그들 제국주의자들에게 종속되어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는 것이 아닌가?

진정한 대학문화란 민중지항적이어야 하여, 그것을 다시 민중이 생산적으로 재창조 할 수 있을 때 대학 문화는 그 임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이라는 분단 상황에서는 제국주의에 반하는 문화로서 형성되는 민중지향적 대학 문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화 자체가 인간 삶의 진실함을 표현하지 못할때, 다시 말해 사회적 인간과 통일되어 나타나지 못할 때, 그것은 이미 민중의 것을 수 없으며, 민중지향적 일 수도 없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 대학인은 이러한 한반도의 모순을 구체적으로 인식해 내고, 이에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역사의식 속에서, 다시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현재의 문화를 대하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맥박' 제1집은 책 전체를 하나의 역사적 맥락에서 노래들을 정리하여 보았다. 즉 I부에서는 일제하를 배경으로 하는 노래 및 그 내용을 다루었고 II부에서는 양키에 의해 침탈받은 한반도의 모습과 피압박들의 삶, 즉, 노동자, 농민, 빈민을 중심으로 한 내용성을 가지고 엮어 보았으며 III부에서는 처절했던 광주항쟁을 중심으로 그때의 상황을 그려냄과 함께 노동자 농민이 투쟁가요 중심으로 IV부에서는 무엇보다도 민족적 과제인 통일 논의를 맥으로 하여 엮어 보았다. 통일이라는 것은 우리 세대가 이루어야 할 가장 큰 소명으로 편집하고 책전체를 이것에 촛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V부에서는 부록으로서 현하의 처절한 민주화 투쟁을 내용으로 여타의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그러나 나름대로 충실히 다루었다.

노래집은 단순한 노래모음집만이어서는 안된다. 문화에 임하는 입장으로서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노력으로서의 책자로서 그것은 대중에게 말할 수 있는 살아있는 책이 되어야 한다. 노래집이 노래 모음만이 되었을 때 그것은 죽어있는 책이다. 앞으로 타 대학들의 책들도 이러한 견지에서 꾸며지는 책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몇변의 실패 끝에 나오게 된  西江대학교 '맥박' 제1집을 미흡하나마 탈고한다. 끝으로 이책의 소명이자 한법도 민중의 한맺힌 염원인 민족 통일을 간절히 바라며 ...

분단 42년 초여름